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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추 수술 후 X-ray 분석 AI 'ARNAI'를 개발한 한동대와 에스포항병원 연구진. 왼쪽부터 이유진·김태연 연구원(에스포항병원), 최진영 대학원생·김인중 교수(한동대), 박상진 진료과장·권흠대 병원장·박덕호 의료연구소장(에스포항병원). |
북미영상의학회(RSNA)가 발행하는 'Radiology: Artificial Intelligence'는 2025년 기준 피인용지수(IF) 20.1로, 영상의학·핵의학·의료영상 분야 217개 학술지 가운데 1위다.
IF는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 다른 연구에 얼마나 자주 인용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10 이상이면 해당 분야 세계 최상위권으로 꼽힌다.
연구는 한동대 AI혁신센터장이자 포스코그룹 석좌교수인 김인중 교수가 총괄했다. 한동대 딥러닝 연구실의 최진영 박사과정 대학원생이 핵심 기술개발 및 통계 분석을 맡았고 학부 연구원으로 참여한 김석원·송승언·박인수 씨가 AI 모델 개발과 실험을 함께 수행했다.
에스포항병원에서는 박상진·박덕호 진료과장 등 의료진이 임상 데이터 구축과 의학적 분석 및 검증을 담당했다.
척추 유합술을 받은 환자는 경과 관찰을 위해 주기적으로 요추 X-ray를 촬영하고 이를 통해 골반 경사(PT), 천골 경사(SS), 요추 전만각(LL) 등 척추 정렬 지표를 측정한다.
그동안 이 작업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져 시간이 오래 걸리고 측정하는 사람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었다.
AI로 이 지표를 자동 측정하는 기술도 이미 나와 있지만, 수술을 받은 환자의 영상에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수술 때 척추에 고정한 금속 나사와 척추뼈 사이에 넣은 보형물(케이지)이 뼈를 가려 AI가 뼈의 경계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존 연구들은 이런 영상을 분석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거나 전문가가 금속이 들어간 영상마다 뼈의 위치를 일일이 표시한 학습 데이터를 따로 만들어야 했다.
연구팀은 발상을 바꿨다. AI에 금속을 가르치는 대신, 금속이 없는 정상 X-ray만 생성형 AI에 학습시킨 것이다.
이 AI에 수술 후 영상을 넣고 똑같이 다시 그려 보게 하면, 뼈는 잘 그려내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 금속은 제대로 그려내지 못한다. 원본과 AI가 그린 영상을 겹쳐 보면 서로 다른 부분이 드러나는데, 바로 그곳이 금속 임플란트가 있는 자리다. 일종의 '틀린 그림 찾기'로 금속의 위치를 찾아내는 셈이다.
위치를 찾은 뒤에는 금속 부분을 지우고 빈자리를 주변 뼈의 윤곽에 맞춰 자연스럽게 채워 넣는 인페인팅을 거친다. 이렇게 복원된 영상에서 AI가 척추뼈를 하나하나 구분하고 정렬 지표를 측정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ARNAI로, 복원?분할?측정으로 이어지는 전체 시스템을 RSM 프레임워크로 이름 붙였다.
모델 개발에는 에스포항병원 환자 1683명의 요추 측면 X-ray 2486장을 활용했고, 외부 검증은 경북대병원에서 수집한 수술 후 영상 217장으로 진행했다.
검증 결과 가장 큰 변화는 분석에서 기각되는 영상이 대폭 감소했다는 점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자동 분석 자체가 불가능해 탈락하던 영상이 외부 검증에서 65.45%, 내부 검증에서 64.21% 줄었다.
측정 정확도 역시 크게 높아졌다. 척추뼈를 구분하는 정확도(Dice 유사계수)는 0.814에서 0.870으로 올랐고, 금속 임플란트에 가장 많이 가려지는 요추 3~5번에서 개선 폭이 컸다.
척추 유합술이 가장 많이 시행되는 요추 4-5번 분절 각도의 평균 오차는 내부 검증에서 16.2도에서 4.7도로 약 70%, 외부 검증에서 14.2도에서 9.5도로 약 33% 줄었다.
김인중 한동대 교수(AI컴퓨터전자공학부)는 "임플란트가 포함된 학습 데이터를 따로 모으지 않고도 수술 후 영상을 AI로 자동 분석할 수 있음을 보인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지역 병원과 협력해 개발한 우수한 의료 AI가 영상의학 분야 최고 학술지에서 인정받아 뜻깊다"고 말했다.
포항=김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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