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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수도권 운전자가 이용한 서울 서부간선 지하도로 통행료 미납 296만건 '운전자 탓'?

유료도로 표지판 10곳 설치에도 통행료 미납 줄지 않아
분홍색 유도선 통행료 구간 진입…대기·감속·본선 재합류 위험 천만
미납 원인별 통계 없어…동일 차량 반복 미납·하이패스 오류 등 점검 필요

이인국 기자

이인국 기자

  • 승인 2026-10-0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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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성산방향 서부간선 지하도로 진입전 하이패스 및 요금안내 표지판 (우) 양방향 톨게이트 전방 (사진=서울시 제공)
수도권 시민이 이용한 민간 서부 간선 지하도로 유료 통행료 결제 장소를 하이패스가 없는 운전자들이 이곳을 인지하니 못해 그냥 지나친 사례가 매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후 무단 통행료 과태료 징수를 놓고 상당수 운전자들이 잊고 있다가 뒤 늦게 우편물을 받고서 기본 통행료 2800원의 5배를 확인하고 황당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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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부간선 지하도로 현황표 (사진=서울시 제공)
■ 296만건 미납…문제는 '건수'보다 발생 구조

이곳 서부 간선 지하도로에서 통행료 미납이 반복된 것은 2021년 9월 개통 이후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9월 개통 이후 2026년까지 누적 미납통행료는 295만9543건 이며, 총 미납액은 74억48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연도별 미납 건수는 2022년 62만6942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후 2023년 58만5509건, 2024년 56만6744건, 2025년 54만9605건으로 다소 감소했으며, 2026년 전반기만 39만2039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해가 갈수록 미납 건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만 보면 개선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매년 수십만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짚어볼 대목이다.



특히 2025년부터 부가 통행료가 부과되면서 2025년 5만822건, 2026년 5만8077건 등 총 10만8899건이 추가 부과 단계로 넘어갔다.

이는 단순히 '얼마나 미납됐는가'보다 '왜 미납이 발생하고 어느 단계에서 납부가 끊기는가'를 봐야 한다.

■ 2800원→1만6800원 5배 부가통행료

서부 간선 지하도로의 통행료는 편도 소형차 2800원, 경차 1400원이다.

미납이 발생하면 1차 고지→2차 고지→3차 고지 순으로 절차가 진행된다.

1차에서는 미납통행료를 알리고, 2차에서는 미납 시 부가 통행료가 부과될 수 있음을 예고한 뒤, 3차에서 실제 부가통행료를 부과한다.

현재 부가 통행료는 5배다. 소형차의 경우 2800원이 3차 고지까지 미납되면 통행료와 부가 통행료를 합쳐 1만6800원을 부담할 수 있다.

서울시는 민자도로별 부가통행료 차이에 따른 민원을 줄이고 이용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5배로 통일했다고 설명한다.

제보자는 같은 날 왕복을 통행해 5600원이 미납된 3차 고지 금액 3만3600원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우편물을 받고서 운영 사무실로 문의했다. 이 같은 민원 사례는 매일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 296만 건 중 고의 미납은 몇 건인가?

현재 통계의 가장 큰 한계는 미납 원인이 세분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295만9543 건 가운데 하이패스 미인식, 결제 오류, 차량 명의 문제, 단순 납부 지연 등이 각각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

전자고지가 정상적으로 전달됐는지, 우편고지가 반송됐는지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무엇보다 핵심은 동일 차량의 반복 미납이다. 295만 건이 사실상 수 백만 명의 운전자에게 한 번씩 발생한 것인지, 특정 차량의 반복적인 미납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지에 따라 문제가 달라진다.

■ 표지판 추가보다 '미납 데이터' 공개가 먼저

미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표지판을 더 설치하는 것은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원인을 모른 채 시설부터 늘리는 것은 효율적인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서울시와 운영사가 공개해야 할 자료는 ▲ 미납 원인별 건수 ▲ 하이패스 미인식 비율 ▲ 결제 오류 건수 ▲ 1차 고지 후 납부율▲ 2차 고지까지 넘어간 비율 ▲ 3차 부가통행료 부과율 ▲ 전자고지 성공률▲ 우편고지 반송률 ▲ 부가통행료 면제·이의신청 건수 ▲ 동일 차량 반복 미납 건수이다.

이 자료가 있어야 미납의 원인이 운전자 개인의 고의인지, 결제 시스템인지, 안내체계인지, 고지체계인지 구분할 수 있다.

■ 표지판 10곳 설치 운전자는 언제 알았나?

서울시는 지하도로 진입 전 유료도로 안내표지판을 성산방향 6곳, 일직방향 4곳 등 모두 10곳에 설치했다고 설명한다.

통행요금은 톨게이트 VMS로 안내하고 지하도로 내부에는 미납통행료 문의 전화번호도 표시하고 있다. 따라서 '안내표지가 없어서 운전자가 몰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표지판의 존재와 운전자의 실제 인지는 같은 개념이 아니다. 운전자는 진입 과정에서 차로와 방향, 주변 차량의 움직임을 동시에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표지판이 어느 지점에서 처음 보이는지, 진입까지 거리가 충분한지, 통행료 2800원을 미리 인지할 수 있는지, 야간이나 비가 올 때도 식별할 수 있는지 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 왕복 통행료 장소, 왜 지하에 설치했나?

서부 간선 지하도로는 지하공간에서 통행료 처리 구간을 운영하고 있다. 민자 도로인 만큼 통행료 징수 시설이 필요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하이패스 등 무정차 결제가 일반화된 현재 상황에서는 차량 흐름이 이뤄지는 지하공간에 통행료 처리시설을 배치하는 것이 최선의 구조 인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상 요금소와 달리 터널 내부에서는 시야와 측면 공간이 제한된다. 차량이 갑자기 감속하거나 정체될 경우 사고 대응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개통 당시 기준을 충족했는지,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현재 통행량과 교통환경을 반영한 사후 안전성 평가가 필요하다.

■ 분홍색 유도선 따라가면…대기 공간은 충분한가?

운전자 입장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은 차로 유도다.

우측 가변차로를 따라 분홍색 도색 유도선을 따라가면 통행료 처리구간으로 이동하는 구조라면, 이 과정에서 차량의 감속과 대기가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앞 차량의 하이패스가 정상 인식되지 않거나 운전자가 요금 처리방식을 뒤늦게 알아 속도를 줄이는 경우 후방 차량과의 속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실제 현장에서는 ▲ 대기 가능한 차량 수 ▲ 차로 폭 ▲ 감속거리 ▲ 후방 시거 ▲ 요금 처리 후 본선 재합류거리 ▲ 고장·정차 차량 발생 시 긴급차량 접근성이 필요하다.

특히 지하공간에서는 차량 한 대의 정차가 뒤따르는 차량의 급감속이나 차로 변경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대기 공간이 있다'는 설명보다 실제 몇 대의 차량을 안전하게 수용할 수 있는지를 수치로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 개선책은 '표지판 확대'에서 '징수체계 재설계'

개선 방향은 단순히 안내표지를 늘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먼저 유료도로 안내를 '표지판 개수'가 아니라 '운전자 인지거리'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진입 전에 유료도로 여부와 통행료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 위치와 거리를 재검토하고, 야간·우천 시 시인성도 점검해야 한다.

두 번째는 요금 처리구간의 차량 흐름 재평가다.

분홍색 유도선 구간의 차로 폭과 대기공간, 감속거리, 후방 시거, 본선 재합류거리를 실제 통행량을 기준으로 측정해야 한다.

세 번째는 하이패스 오류 차량의 급정지 방지다.

오류 차량이 요금 처리구간에서 갑자기 멈추지 않도록 정상 통과 후 사후 납부할 수 있다는 안내를 명확히 해야 한다.

네 번째는 지하 요금징수시설의 사후 안전성 평가다.

현재 교통량과 하이패스 이용환경을 기준으로 지하 요금징수시설이 차량 흐름과 안전 측면에서 적정한지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미납 원인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 핵심은 '미납자 단속' 아닌 '운전자에게 작동 시스템'

서부 간선 지하도로의 통행료 문제는 결국 운전자에게만 책임을 돌릴 사안은 아니다.

통행료 납부 의무는 운전자에게 있지만, 유료도로 운영자는 운전자가 유료도로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통행료를 확인하여 안전하게 요금 처리구간을 통과하고, 미납했다면 이를 적기에 알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검증해야 할 것은 하나의 숫자가 아니다. 유료도로 인지 → 차로 유도 → 통행료 처리 → 결제 → 미납 발생 → 고지 → 부가 통행료 등 이 모든 과정이 실제 운전자에게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봐야 한다.

서울시가 5년간 누적 미납 295만9543건 숫자와 부가 통행료 10만8899건의 통계가 나온 만큼, 이제 필요한 것은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는 설명이 아니다.

어디에서 운전자가 혼란을 겪고, 어떤 차량에서 미납이 발생하며, 같은 차량의 반복 미납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데이터와 현장 검증이다.

이처럼 서부 간선 지하도로의 통행료 징수체계는 이제 '얼마나 잘 걷고 있는가'가 아니라 '운전자가 안전하고 명확하게 납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가' 기준에서 재점검이 필요하다. 경기=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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