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풀꽃동시상은 이화주 시인의 시집 『토끼 두 마리가 아침을 먹는다』(상상, 2022)로 결정됐다.
풀꽃문학상 심사평을 쓴 손택수 시인은 수상작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선정 이유를 밝혔다.
‘풀꽃문학상 풀꽃상 수상자 함민복 시인의 시는 일찌감치 "손가락이 열 개인 것은/ 어머님 배 속에서 몇 달 은혜 입나 기억하려는/ 태아의 노력 때문인지도 모릅니다."(「성선설」 전문)라고 노래했듯이 생래적이라고 해도 좋을 생명과 보살핌의 윤리를 품고 문명세계의 복판을 통과하는 경이를 선물한다. 특히 이번 시집의 '화살표를 위하여' 같은 연작들은 추상과 관념의 더께마저 '눈물렌즈'를 통과한 『물빛인쇄소』의 공들인 출력물로서 강력한 설득력을 갖게 하는데 그것은 바로 최후의 순간 자연과의 합일을 보여주는 「모시조개」 같은 절정의 숭고미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모든 지식은 그 앞에서 힘을 잃는다. 『물빛인쇄소』의 발간물들은 이렇게 삶과 죽음, 관념과 이미지, 문명과 자연, 전통과 첨단 같은 대극의 구조 속에서 길항하는 시적 운동의 빼어난 성취를 이룩하고 있다.
대숲상을 수상한 이문재 시인의 수상작 『꿈을 꾸게 하는 꿈이 있다』는 인공지능의 시대에 지구별 생태계와 연결되고 통합된 생명체로서의 실존을 깨어나게 하는 꿈을 갈망하고 실천하고 다시 호명케 한다. 서정시의 핵심 메커니즘 중 하나는 '호명'이다. 시적 수행으로서의 호명은 단순한 언어적 장식을 넘어 시적 시간이 지속되는 동안 대상의 부재를 현재화하고 독자를 그 호출의 장면에 참여시키는 장치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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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꽃상 수상자 함민복 시인 |
밤길을 걸었다. 붙임성이 좋아 이웃을 크게 가리지 않을 것 같은 풀들과 바람의 방문을 즉각 인사로 답하는 인사성도 좋은 풀숲에서 가을을 분양하며 풀벌레가 울었다. 좁은 길로 접어들고 언덕을 오르고 고개를 넘어도 울음소리가 끝나지 않았다. 풀벌레 울음소리가 우리나라 전역으로 흐르며 이어져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풀꽃에서 시작되는 풀, 그 풀들이 낳은 벌레, 그 벌레가 낳는 울음에는 풀꽃의 흔들림과 풀잎의 냄새가 흐르는 듯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나도 풀꽃의 자손인데 나의 몸엔 풀꽃의 어떤 흔들림이 배어 있고 무슨 냄새가 날까?' 나에게 나직이 물어보았다. 누군가 자세히 봐준다면, 풀꽃처럼 예쁘지는 못해도 땀내는 난다는 시를 써야겠다.
1988년 <세계의 문학> 시 등단
시집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말랑말랑한 힘』 외 다수 발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김수영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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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숲상 수상자 이문재 시인 |
풀꽃문학상의 취지가 저의 문학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번 상이 제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제 시가 태어나고 자라나는 토양인 생태적 상상력, 달리 말해 관계의 시학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나태주 시인과 심사위원 선생님들, 그리고 문학관과 문학상을 운영하시는 여러분께 풀꽃에게 배운 '꽃의 마음'을 바칩니다.
1982년 동인지 <시운동> 4집을 통해 작품활동 시작
시집 『내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 『마음의 오지』, 『꿈을 꾸게 하는 꿈이 있다』 외 다수 발간
김달진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지훈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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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시인상 수상자 한경옥 시인 |
서쪽 하늘에 노을이 퍼질 때까지 햇살이 따가운 줄도 모른 채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시를 쓰면서 저 들판의 곡식처럼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과 갑자기 불어닥친 폭풍우를 온몸으로 견뎌본 적이 있었던가. 긴 가뭄에 물 한 모금을 찾아 먼지 나는 길을 달려본 적이 있었던가를.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 이른 새벽 들길에 나갔다가 아침이슬이 속삭여 주는 소리를 듣지 못해 옷만 적시고 돌아온 날도, 한밤중 별들이 보내주는 암호를 풀지 못해 잠을 놓쳐버린 날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더디고 서툴지만 시를 놓지 않고 여기까지 온 덕분에 제 시에도 튼실한 열매가 맺힌 것 같아 오늘은 저를 가만히 안아주고 싶습니다.
2013년 시 전문지 <유심> 등단
시집 『말에도 꽃이 핀다면』
제 25회 한국가톨릭 문학상 수상
풀꽃동시상 심사평을 쓴 이준관 시인은 수상자에 대해 문학뿐 아니라 어린이 사랑과 동시 사랑에서도 귀감이 되는 시인이기에 흔쾌히 수상자로 결정하였다고 말하면서, 아래와 같이 선정 이유를 밝혔다.
‘ 수상작 동시집 <토끼 두 마리가 아침을 먹는다>는 어린이와 자연에 대한 사랑을 따뜻한 감성과 상상력으로 빚어낸 동시집이다. 또한 작고 평범한 것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동심의 눈과 생각이 빛나는 동시집이다. 자연에 대한 시인의 사랑은 남다르다. 고향의 아름다운 자연은 시인의 감성과 상상력의 원천이다. 그래서 시인의 동시에는 항상 풋풋한 풀꽃 냄새가 난다. 그의 동시는 따스한 사랑의 온기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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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회 풀꽃동시상 수상자 이화주 시인 |
어쩜 물리적 나이 듦에 점점 기죽어 가는 저에게, 올해도, 내년에도 풀꽃 같은 예쁜 '동시 꽃' 피우라고, 꽃 피우면 참 좋다고 격려하시며 주시는 상이라 생각합니다. 이 초록 지구별을 떠나는 날까지 작은 존재들과 풀꽃들의 아름다운 비밀을, 훔치면서, 꽃피우면서 살아가겠습니다. 이 땅의 동시인들에게는 기쁨을, 어린이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생각을 주시려고 '풀꽃동시상'을 제정해 수상하고 계신 나태주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198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
동시집 『내게 한 바람 털실이 있다면』, 『뛰어다니는 꽃나무』, 『손바닥 편지』, 『내 별 잘 있나요』 외 다수 발간
한편 시상식은 오는 10월 24일(토) 오후 1시 공주하숙마을 특설무대에서 이루어진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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