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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사체계 혼란 속 '독립성' 논의 실종

  • 승인 2026-10-13 17:02

신문게재 2026-10-14 19면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 형사사법 시스템이 대격변을 맞았지만, 전산 미비와 지휘부 공백·수사인력 부족으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중수청이 출범한 지 열흘을 넘긴 가운데 16만 건이 넘는 검찰 미제사건의 이관은 시점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검찰이 수사하던 사건은 법적 유예 기간 내 수사 범위에 따라 중수청과 경찰로 넘겨야 하지만, 전산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서 이관 작업은 미뤄지고 있다.

7대 중대범죄를 수사하는 중수청은 경찰청으로부터 500건에 가까운 사건을 통지받았는데, 이첩된 사건은 한 건도 없다고 한다. 중수청은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KICS)을 마련하지 못해 경찰청 킥스를 사용하는데, 자체 시스템 구축에 3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수사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대전지방중수청은 피의자 조사를 위한 영상녹화조사실조차 갖추지 못했고, 세종남부경찰서 유치장에 임시로 피의자를 수용해야 할 형편이다.

준비 없이 출범한 중수청이 언제 정상화될지 불분명한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공수처 수사대상에 대통령 등 행정부와 국회의원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독립성이 보장된 공수처가 아닌 행안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중수청에 수사를 맡긴다는 얘기다. 법조계에선 정치 중립성과 수사 독립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권력 사유화'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민생사건 수사를 전담하게 된 경찰도 난맥상이다. 검사 출신인 양부남 민주당 의원은 12일 경찰청 국감에서 "경찰 통계상 수사 처리 기간은 약 60일인데 국민 체감은 2~3년"이라고 질타했다. 새 형사사법 체계가 시작됐으나 공소청·중수청·경찰청 등 3대 기관 수뇌부는 공석이고, 준비 없는 체계에 각 기관은 혼란에 빠졌다. 국민 생명과 안전은 위협받고, 범죄자만 활개치는 세상이 된 것 아니냐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여당은 혼란을 겪는 형사사법 시스템의 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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