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 배움이 나눔으로, 가정에서 학교로

대전평생학습관 학부모 재능나눔단 최시정

박수영 기자

박수영 기자

  • 승인 2026-10-20 17:52

신문게재 2026-10-21 18면

KakaoTalk_20261019_190208155
최시정 대전평생학습관 학부모재능나눔단
아이와 가장 가까운 사이인 부모지만, 때로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이 쉽지 않다. 아이를 더 잘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던 나에게 대전평생학습관 학부모 재능나눔단은 새로운 출발점이 됐다. 그림책 하브루타와 놀이를 배우면 아이와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겠다는 기대를 안고 활동을 시작했다.

배움은 생각보다 일상 가까이에서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태도였다. 예전에는 아이의 말에 내 생각을 덧붙이거나 답을 알려주려 했다면, 이제는 "너의 생각은 어때?"라고 먼저 묻고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표현할 때까지 기다리려고 노력한다.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질문을 주고받는 시간은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가 됐다.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야 한다는 마음에서 벗어나 오히려 아이를 통해 배우는 즐거움도 알게 됐다.

가정에서 시작된 배움은 학교로 이어졌다. 학부모 재능나눔단의 일원으로 학교를 찾아 재능기부 수업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아이들을 만났다. 저마다 관심사와 성격, 표현 방식이 다른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심한 준비와 고민이 필요했다. 아이들의 반응을 살피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교사들이 매일 마주하는 고민과 수고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학부모의 자리에서 학교를 바라볼 때와 직접 아이들을 만나 수업을 진행할 때는 분명 다른 점이 있었다.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가 각자의 역할을 다하는 것만큼이나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함께 활동하는 나눔단원들도 배움의 기쁨을 키워주는 소중한 존재다. 수업을 준비하면서 서로의 아이디어를 나누고, 활동을 마친 뒤에는 각자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한다. 혼자였다면 생각하지 못했을 방법을 동료들과 함께 찾아내기도 한다. 서로의 장점을 발견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과정에서 나눔은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대전평생학습관에서 참여한 학부모 집단상담 역시 나 자신과 아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MBTI와 TCI 등 검사를 통해 서로의 기질과 성향을 살펴보면서 내가 편하게 느끼는 방식이 아이에게는 낯설거나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돌아봤다. 나와 다른 아이의 모습을 바꾸려 하기보다 그 다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니 아이의 말과 행동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여유가 생겼다. 그림책 하브루타를 통해 익힌 질문과 경청의 태도는 가족의 일상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데 힘이 됐다.

배운 것을 다른 가족과 나눌 기회도 있었다. 가족상담 프로그램에서 놀이 활동을 맡았을 때, 함께 웃고 놀이를 즐기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나 역시 행복해졌다. 내가 익힌 작은 경험과 지식이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시간과 따뜻한 추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이러한 활동을 이어온 가운데 지난해에는 '2025 행복한 함께학교 우수사례' 학부모 부문에 선정돼 교육부 장관상을 받는 기쁨도 누렸다. 개인의 성과라기보다 함께 배우고 나누며 걸어온 시간에 보내준 격려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재능나눔단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과 변화가 의미 있는 결실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감사했다.

처음에는 내 아이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배움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족과의 대화가 달라졌고, 학교와 교사를 이해하는 마음도 깊어졌다. 동료들과 함께 배우는 즐거움,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는 보람도 알게 됐다.

앞으로도 아이와 함께 배우는 부모로, 학교와 마음을 모으는 학부모로, 배운 것을 기꺼이 나누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학부모 재능나눔단원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그 과정에서 얻은 따뜻함을 더 많은 아이와 가족에게 전하고자 한다. 가정에서 시작된 작은 배움이 학교와 지역사회로 이어져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문화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