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스토킹 신고를 했던 여성이 전 연인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지역 여성·시민단체들이 국가와 지방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과 보호 체계의 전면적인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단체들은 반복된 신고에도 피해자를 지키지 못한 현행 시스템의 한계를 비판하며, 가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격리와 법적 통제 강화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친밀관계 폭력에 대한 포괄적 입법과 젠더 폭력 방지를 위한 지역 통합 대응체계 구축 등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 |
| 대전 여성단체가 27일 대전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이성희 기자) |
대전YWCA,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 등은 27일 대전경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4일 대전에서 발생한 여성 살해 사건을 규탄했다. 이들은 반복된 신고와 위험 신호에도 피해자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국가의 보호체계를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박이경수 대전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위험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가해자의 폭력을 실질적으로 차단하는 대응체계가 필요하다"며 "통제해야 할 대상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해자에 대한 법적 통제를 강화하고, 사건이 불송치되거나 종결됐다는 이유만으로 위험 관리까지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과 자치경찰위원회, 피해자 지원기관이 참여하는 지역 통합대응체계와 젠더폭력 중장기 종합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송유진 여성인권티움 활동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두 차례 신고에도 스토킹의 지속성과 반복성이 인정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송 활동가는 스토킹이 관계를 기반으로 피해자에게 물리적·심리적 감시와 통제를 가하고, 피해자를 고립시켜 가해자에게 종속되도록 강요하는 관계성 범죄라고 설명했다.
송 활동가는 "피해자는 가해자의 지속적인 폭력에 노출돼 추가 피해를 겪지 않기 위해 확실하게 거절 의사를 표현하거나 관계를 단절하기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관계성 폭력은 강력범죄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은 예고형 범죄라며, 초기에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고 가해자를 엄중하게 처벌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가단체들은 공동 기자회견문을 통해 친밀관계폭력 포괄입법의 조속한 추진, 가정폭력 반의사불벌 규정 개선, 고위험 가해자 분리·통제 강화, 반복 신고와 강압적 통제를 반영한 위험성 평가, 경찰의 보호조치 이행 및 사후관리 강화, 피해자 지원체계 확대를 요구했다.
이혜린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