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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樂]밤에 만난 히데요시의 ‘오사카성(일본)’

일본 통일 원정의 본거지 역할… 1585년 완공 15년간 3만명 투입 달빛아래 ‘텐슈카쿠’ 가부키 화장을 한듯 새햐얀 외관 시선 압도

연선우 기자

연선우 기자

  • 승인 2015-05-11 09:31
▲ 158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오다 노부나가의 아즈치 성’을 모델로 건축이 됐습니다. 이 성은 일본 통일 원정을 나가는데 본거지 역할을 했습니다.
▲ 158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오다 노부나가의 아즈치 성’을 모델로 건축이 됐습니다. 이 성은 일본 통일 원정을 나가는데 본거지 역할을 했습니다.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오사카성'은 오사카 대표 관광명소지만 한국인들에겐 조금은 꺼려지는 장소이기도 하죠. 드라마 ‘징비록’에 빠져계신 분들이라면 더욱 그럴것 같은데요, 아무튼 봄이 무르익은 5월의 오사카성은 낭만의 장소로 화려하게 변신 중입니다.

많은 분들이 낮의 오사카성보다 밤을 추천하는데요, 달빛아래 새하얗게 빛나는 ‘텐슈카쿠’(성의 중심부 아성(牙城)에 3층 또는 5층으로 높게 쌓은 망루 ‘천수각’)의 모습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날 저도 인적뜸한 밤에 다녀왔는데요, 너무 늦게 도착한 탓에 조금은 서늘함이 감돌더군요.





입구부터 해자(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둘러 파서 못으로 만든 곳)가 등장합니다. 원래 오사카성 자리엔 ‘이시야마혼간지’라는 대형사찰이 있었습니다. 그 후 철거된 사찰자리 위에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1583년 성을 세우게 됩니다. 공사 소요기간은 15년으로 매일 3만명이 투입됐습니다.

히데요시가 일본 통일 원정을 나가는데에 본거지 역할을 했지만, 숱한 전란으로 성의 대부분은 소실됐고 지금의 성채는 1948년 이후 재건된 거죠. 현재 남아있는 부분은 5 분의1 크기밖에 안된다고 하니 당시의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겠습니다.





오사카성은 요새의 느낌이 강합니다. 물이 가득 고인 호수는 원래 오사카성의 방어용 해자였는데 두개의 해자를 만들어 이중으로 적의 침입을 막았다고 하죠. 그러나 견고하게 지어진 오사카성도 에도막부(도쿠가와막부)에 의해 힘없이 무너지게 됩니다.





높디높은 성벽속을 깊숙히 들어가는 기분이란… 마치 칼을 찬 사무라이들이 쏟아져 나올것만 같습니다. 텐슈카쿠 지붕의 조명만 의지해 걸아가는데 마치 담력 체험을 하는 것만 같습니다.

돌아 나갈까도 생각하다 드디어 만난 ‘텐슈카쿠’. 마치 가부키 화장을 한듯 새햐얀 외관이 시선을 압도합니다. 당시의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권력을 짐작해볼수 있는 규모입니다.



▲  한국의 궁이 얼마나 휴머니즘적 미를 품고 있는지 새삼 느껴집니다
▲ 한국의 궁이 얼마나 휴머니즘적 미를 품고 있는지 새삼 느껴집니다







▲  이 거대한 성을 바라보고 있자니 ‘징비록’속 히데요시의 얼굴이 떠올려 지네요,
▲ 이 거대한 성을 바라보고 있자니 ‘징비록’속 히데요시의 얼굴이 떠올려 지네요,








▲ 어두워도 숨겨지지 않는 5월의 찬란함입니다.
▲ 어두워도 숨겨지지 않는 5월의 찬란함입니다.








다시 만난 소토보리. 오사카성의 백미는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 거대한 해자는 적의 침입을 막기위해 만든 인공호수로 깊이가 6m에 달합니다. 높이까지 가파르게 쌓아올려 기어오르는 것 조차 막았다고 하죠.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함락당하고 말았지만 '오사카 겨울의 진(1614년 에도 바쿠후[江戶幕府]가 도요토미 가문을 공격해 벌인 전투)‘ 당시 히데요시는 이 해자를 넘지 못해 엄청난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칠흙같은 어둠속의 오사카성은 조명으로 극적인 모습을 연출합니다. 필자같은 관광객들에게 밤의 오사카성는 뭔가 오싹하고 강렬한 인상을 주지만, 이곳 시민들은 아무렇지 않게 성 안에서 운동을 즐기는 모습입니다. 다시한번 방문하면 그런 여유가 생길지… 다시 떠난다면 벚꽃만개한 오사카성을 거느려보고 싶네요. /연선우 기자

*오사카성 가는길은요,
타나마치선 T23, 또는 츄오선 C18번역 9번출구로 나와서 왼쪽으로 보도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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