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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 '미투 운동' 확산... 대전서도 '꿈틀'

대전 해바라기센터 성희롱,성추행 상담 늘어

방원기 기자

방원기 기자

  • 승인 2018-02-22 16:33
데이트폭력
전국적으로 법조계와 대학, 문학계 등의 성추행 파문이 일어나면서 대전에도 '미투(Me too) 운동'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마음 속으로 앓아오던 이들이 다른 이들의 용기 있는 고백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대전 해바라기센터에 따르면 남에게 들킬까 숨겨왔던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상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전 해바라기센터는 성폭력과 가정폭력, 성매매 등 유형별 전문상담과 이 같은 피해자들에 대한 응급치료 등 의료지원, 경찰과 연계한 수사지원, 법률지원 등을 맡고 있다. 그동안 대전은 일련의 많은 성추행 관련 사건이 벌어졌다. 대전의 한 산하기관장부터 서구의원의 성추행까지 관련 범죄가 꾸준했다. 또 최근엔 지역의 한 사립대 교수가 자신의 지인들을 초청한 자리에 학생들에게 야한 옷을 입고 춤을 추게 하고 술 시중까지 들게 했다는 의혹이 일어나면서 검찰 조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주변의 시선을 두려워하거나, 사회적 불이익을 당할까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이후 성추행과 성희롱 관련 사건은 잠잠해졌다.



대전과는 달리 전국적으로 '미투 운동'은 불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자신의 상관 성추행을 폭로한 검사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미투 운동'이 퍼졌다. 용기 있는 고백에 또 다른 검사도 성폭행을 당할뻔했다는 사실을 폭로했고, 이후 본격적인 진상조사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한 여자 후배 검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한 부장검사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미투 운동은 국회의원과 도의회 의원, 정치계, 문화계, 대학가까지 전체적으로 퍼지고 있다. 한 시인의 고발로 연극인 이윤택의 성추행과 성폭행 의혹이 일었고, 공개적인 사과를 했지만, 불처럼 번진 미투운동 확산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연극계도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확산되는 분위기를 보인다. 배우 겸 대학교수인 조 모씨도 수년간 여학생을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학가까지 운동 바람이 불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전도 그동안 사회적으로 참았던 미투 운동 확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대전 해바라기센터 관계자는 "통계로 따로 정리하는 건 없지만 성폭력과 관련해 상담하러 오는 이들이 꾸준하다"며 "사회적인 분위기에 맞춰 미투 운동 확산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미투 운동으로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폭력 문제를 쉬쉬하는 사회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기 위해서라도 바로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사회학과 교수는 "본인들이 용기를 내 불공정한 것을 고발하려고 나왔는데, 막상 일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당해도 숨기려는 관행이 지속되지 않겠느냐"며 "전국적으로 미투 운동 바람이 불었을 때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고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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