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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597)] '언약은 강물처럼 흐른다'

이건우 기자

이건우 기자

  • 승인 2019-03-14 10:42
염홍철의 아침단상 (597)



'언약은 강물처럼 흐른다'





한국판 빅터 프랭클인 신영복 교수가

타계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20년 동안 감옥에 있었던 그는 수많은 저서를 통하여

많은 분들에게 교훈을 주었습니다.

그를 상징하는 말은 '처음처럼'과 '언약(言約)'이 아닐는지요.

처음처럼은 많이 알려졌는데,

언약은 그가 학생들에게 했던 마지막 강의의

글귀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언약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라는 말이었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언약을 하고 삽니다.

그 언약은 뭉클한 감동일수도 있고,

가슴을 찌르는 아픔일수도 있으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분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언약은 흘러내려갑니다.

그렇지만 흘러내리던 그 언약이 언젠가 다시 만나서

꽃을 피울 수도 있겠지요.

언약은 약속입니다. 약속은 문서로 할 수도 있고,

손가락을 걸며 할 수도 있으며, 말과 눈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약속 보다는 언약이 더 문학적이지요.

사랑을 문서로 했다면 얼마나 메마를까요.

언약은 지난 일이 아니고 앞으로의 일을 정하는 것입니다.

흘러내려가는 언약 때문에 허망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언젠가 꽃이 되어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합니다.

신의 천국 언약을 생각하면 설레이기도 합니다.

한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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