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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암치료, 문제는 전이다

■ 전문의 칼럼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센터장 조종관 교수

박전규 기자

박전규 기자

  • 승인 2019-07-26 10:30
암과의 전쟁은 1971년 미국 대통령 닉슨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목표는 암으로부터 해방되기(Freedom from Cancer)였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작전은 '암을 빨리 찾아서 파괴한다(Seek and Destroy)'였다. 그리고 동원된 주요 무기는 수술,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였다.

2015년 9월 23일 대한민국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인 사망원인통계 자료를 보면, 10만 명당 암 사망률이 2001년에는 122.9명에서 2014년은 150.9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양 의학적 암 치료는 일부 암과 단기간의 치료율 부분에서는 발전한 것 같지만, 최종 결과물에 해당하는 사망률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재 암 치료의 현실이다.



▲암 사망의 주요 원인은 전이 때문

암환자 사망의 90%는 전이 때문이다.(P. Mehlen. Nature Reviews Cancer, 2006).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암 환자 주요 사망 원인은 전이다'라고 했다.(World Cancer Report 2014)

암 환자라면 누구나 암으로부터 자유(Freedom from Cancer)를 꿈꾼다. 암으로부터의 진정한 자유는 수술 항암 방사선치료가 끝나는 시점이 아니다. 그 후 얼마 동안의 시간이 흘러야 한다. 즉 전이재발 가능성의 기간이 흐른 후의 시점 즉 전이 가능성이 끝난 시점이 바로 진정한 암 치료가 끝나는 시점인 것이다.

▲전이암의 씨앗은 숨어있던 암세포

전이암의 근원은 숨어있던 암세포 씨앗이다. 숨어있는 암세포란 원래 있던 장소(원발암)를 떠나서 뼈, 골수, 임파절, 혈관 등 우리 몸의 다른 조직 속에 숨어 잠복해 있는 0.2-2mm크기의 암세포 집단으로 CT, MRI 등으로는 발견이 불가능한 암세포를 말한다.(AJCC 2002, UICC 2002)

전이암이란 수술 항암 방사선 등 치료 후 사라졌다고 여겨진 암세포, 즉 숨어있던 암세포가 사실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가 수개월 혹은 수년 후 다시 자랄 수 있는 몸의 환경이 조성되면 다시 성장해서 최종적으로 CT나 MRI에서 발견 되는 것을 말한다. 결국 전이암의 1차적인 근원은 숨어있던 암세포인 것이다.

연구결과 숨어있는 암세포 비율 높으면 생존율 떨어진다고 한다. 크리스토파닐리(Cristofanilli) 등의 연구(N Engl J Med 2004)에 의하면 미국 내 20개 병원에서 항암 치료 중인 이미 전이가 있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177명을 대상으로 혈액 내 순환 중인 숨어있는 유방암세포 유무에 따른 생존율을 관찰한 결과, 치료 전 혈액 내에 숨어있으면서 전신순환을 하는 미세암세포(Circulating Tumor Cell) 수는 항암치료 후 전이억제 기간과 전체 생존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확인되었다. 혈액 내에 전신순환 미세암세포(CTC)가 5개를 기준으로 이보다 많을수록 전체 생존율은 물론 암의 진행이 억제되는 기간 역시 짧아진다.

기사1-문제는 전이다-1
전이성 유방암 환자 117명 대상 관찰 결과, 숨어있는 암세포가 많으면 생존기간 단축
▲전이를 막으려면 암을 키우는 암세포 주위 미세환경 치료가 필요해

전이암 성장 바탕은 암세포 주위 미세환경이다. 전이암의 1차적인 근본 원인은 CT, MRI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미세한 숨어있던 암세포이다. 하지만 그 암세포를 키우는 것은 내 몸 안의 미세환경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암세포가 성장하기 적합한 여러 가지 환경 조건들이 조성되면 숨어있던 암세포는 다시 성장하여 CT, MRI에서 발견되는 전이암이 되는 것이다.

TL Whiteside 등의 연구(Oncogene, 2008)에 의하면, 암세포가 스스로 살아남고 증식해서 다른 곳으로 전이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주위 환경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한다. 암세포의 성장 전이에 관여하는 요소들로는 그림에서 보듯, 암세포 변신, 기저막 파괴 및 침투, 분열증식, 혈관 임파관 형성, 염증 환경 조성, 면역 회피, 면역력 저하 등 각종 요소가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전이암을 만들어 간다.

암세포는 이를 위하여 지속적으로 변신하면서 주위 환경을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변화시켜 나간다. 따라서 암세포의 성장 전이를 막기 위해서는 암 주위 미세환경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서 암세포가 성장 전이하는데 부적합한 환경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동서암센터 조종관 교수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센터장 조종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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