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은 윤석열 대통령의 선산이 있는 데다 대통령실 세종집무실, 세종국회의사당 등 윤 대통령의 공약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곳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하지 못하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이후 3번 연속 '싹쓸이'를 해 사실상 민주당의 텃밭이 된 국민의힘 입장에선 호남권에 못지 않은 '험지'로 꼽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런 연유로 세종갑 당협위원장을 비워놓고 적임자를 물색 중이다. 선 굵은 인사를 발굴하는 한편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장차·관급의 면면을 살피고 있다. 언론에서 제일 많이 거론하는 인사는 이상래 행정복합도시건설청장이다. 이 청장은 지난해 5월 임명 때부터 세종갑이나 세종을 출마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최근에는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도 거명된다. 두 장관 모두 실거주지가 세종이기 때문에 '연고권'이 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두 장관은 업무 성격상 세종과 직접적 연관성이 적어 실제 출격 여부는 미지수다. 정 장관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출마에 부정적 의견을 표하고 있다. 조 장관은 자신의 고향인 해양 도시 '부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여의치 않자 느닷없이 호사가들 사이에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윤석열 정부의 스타 장관을 전면 배치하자는 말이 돌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윤 대통령의 신임이 높다는 점에서 국민의힘 세종 정치권은 이들에게 거는 기대감이 크다. 한 장관은 아직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표명이 없고, 원 장관은 서울 동작갑으로 주소지를 옮기며 수도권 출마를 암시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의 한 인사는 " 한·원 장관 모두 세종 출마를 쉽사리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는 험지 도전도 중요하지만 낙선되면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고 했다. 수도권 선거는 바람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지만 세종 등 충청권은 연고권 없이 출마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도 현역의원과 맞설 경선 후보들이 하나 둘 씩 존재감을 보이며 링에 오르는 모양새다.
세종=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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