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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눈]충청도가 만만한가

김재수 취재2부장(부국장)

김재수 취재2부장(부국장)

김재수 취재2부장(부국장)

  • 승인 2015-03-26 17:47

신문게재 2015-03-27 19면

▲ 김재수 취재2부장(부국장)
▲ 김재수 취재2부장(부국장)
충청도가 타 지역 은행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렇다 할 향토은행이 없다보니 영·호남을 기반으로 한 지방은행들이 속속 충청권으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세종시까지 타 지역 지방은행들이 속속 진출하거나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북은행은 올해 대전 도안신도시와 세종시에 각각 1곳의 점포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2008년 대전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지난해까지 대전 7곳, 세종 1곳 등 물이 천으로 스며들 듯 서서히 충청지역에 안착한 셈이다. 광주은행도 올해 세종시 영업점 개점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다 대구은행도 지난해부터 세종시 진출을 꾸준히 타진하고 있고, 지난해 대전에 첫 지점을 개설한 부산은행도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부산은행, 경남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등이 있지만 정작 충청을 대표하는 은행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한해 충청지역에서의 여신이 4300억원 증가하는 등 1조원 규모로 성장하고, 충청권 점포 대부분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메리트(merit)가 크다는 점도 충청권 진출을 자극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충청은행이 하나은행과 합병되면서 지역을 연고로 하는 지방은행이 없는데다 세종시 건설로 금융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지방은행에게는 한마디로 '블루오션'인 셈이다.
이렇게 안방을 점령당해 자금 역외 유출이 이루어지는 등 지역금융에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제지할 만한 방법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충청지역은 2013년 지역 총생산이 전국 대비 12.3%에 이르는 등 우리나라 실물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충청의 인구는 531만명, 출향인사까지는 1000만이 넘고 있다. 국민의 5분의 1이 충청도 출신인 셈이다.
하지만 충청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이 없다는 것은 지역 자존심의 문제까지 될 수 있다.

대통령선거때마다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충청지역의 은행을 설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공허한 메아리로 남았다. 그러나 이제 충청 지역의 경제활성화와 금융불편 해소를 위해 충청의 대표 지방은행 설립은 필수적인 사항이다.

지난 11일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용득 최고위원은 “IMF 시절 금융노조위원장으로 지방은행의 숫자가 너무 많아 정리해야한다고 말했었다”면서 “영남지역의 대구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호남에는 전북은행, 광주은행, 제주도에는 제주은행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강원과 충청에만 금융기관이 없어졌다”며 “어느 지역에는 2개의 은행이 있으며, 지역별로 한두개씩 숫자를 공평히 줄인 것이 아니라 충청은 2개 있던 은행을 다 없앴다”고 강조했다. 그는 “충청이 과연 중심지역이 될 수 있겠는가, 지역상공인들에게도 절실히 필요한게 금융일 것”이라며 “충청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금융기관 설립을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야권에서조차도 충청지역 은행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만큼 지금 충청권에는 이완구 국무총리와 각 금융기관을 총괄하는 국회 정무위원장이 정우택 전 최고위원으로 그 어느 때보다 지역은행을 만들기에는 최적의 조건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 충청 정치권과 경제계는 서로 힘을 합쳐 충청을 대표하는 지방은행 설립에 적극 나서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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