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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산 꽃구경 온 관광객…공사먼지에 도시락은 흙범벅

내포시 관광객 몰리지만 곳곳이 공사중 '눈살 인근 도로 난폭·대열운전 심각… 안전교육 '공염불'

유희성 기자

유희성 기자

  • 승인 2015-04-26 16:53

신문게재 2015-04-27 2면

다소 쌀쌀했던 날씨가 풀리고 본격적인 봄으로 접어들면서 조성공사가 한창인 내포신도시에 관광객 및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

신도시와 마주한 용봉산은 기존 등산객이 많은데다 최근엔 그 앞자락에 대거 심어진 청보리와 유채꽃이 만발하면서 이 시기에만 느낄 수 있는 봄의 정취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다만 인근 곳곳이 공사 중인 탓에 등산로와 꽃길을 쌩쌩 달리는 덤프트럭들은 옥에 티로 작용해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말인 24~26일 평소 한산했던 내포신도시가 시끌벅적했다.

제1회 내포신도시 유채·청보리 축제는 지난 23일 하루만 열렸지만 당일 미처 방문하지 못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이다.

이와 함께 20도 안팎의 봄 날씨 덕에 유채꽃밭과 어우러진 용봉산은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홍성군에 따르면 용봉산은 한 해 방문객이 12만여명에 달한다.

25일과 26일 용봉산 주변은 관광버스가 가득했고, 등산로 입구와 유채꽃밭 주변은 전부 주차장으로 변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주변 식당은 모두 만석이 됐다. 일부는 기다리겠다는 손님을 미처 수용하지 못하고 돌려보낼 정도였다. 그럼에도 관광객들은 미소를 잃지 않으며 혼잡한 등산로와 식당의 분위기를 즐겼다.

하지만 이들의 웃음은 이내 짜증으로 바뀌었다. 식당 순서를 기다리거나 등산로를 거닐고, 도시락을 먹던 관광객들의 주변을 난데없이 덤프트럭이 거칠게 지나갔기 때문이다.

주변은 모래바람이 일었고, 도시락의 밥과 음료수 등엔 흙이 뒤덮였다.

관광객들의 입에서는 비명이 나왔고, 음식을 먹다 만 일부 관광객은 역정을 내며 “이 곳을 다신 찾지 않겠다”고 화를 참지 못했다.

홍성과 용봉산, 내포신도시 등 좋았던 이미지가 한 순간 무너지고 나쁜 기억으로 남게 된 것이다.

실제 25일엔 하루 종일 덤프트럭이 용봉산 매표소와 입구, 인근 도로를 빠른 속도로 들락 달락 했다. 물론 유채꽃밭 주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또 이들은 도로에 나와서는 차선을 모두 차지한 채 도청대로와 내포주진입로를 나란히 달리거나 추월을 일삼으며 위협하는 등 승용차들의 통행을 가로막기까지 했다. 주말에 조기퇴근하려는 마음 때문인지 대체적으로 공사차량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도 개발공사 등 관계기관들은 “내포신도시 조성공사를 진행하면서 주기적으로 현장소장 등을 모아 교육하고 있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지적 때마다 위기를 모면하려는 임기응변식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내포신도시가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는 것은 이들의 안일한 사고방식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기자는 세 명의 덤프트럭 운전자에게 해명을 들어보려 했지만 모두 응하지 않았다.

이날 관광객들은 수도 없이 찌푸린 얼굴로 용봉산과 내포신도시를 떠났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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