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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에 지진이…'샌 안드레아스'

  • 승인 2015-05-28 13:52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1천㎞를 가로지르는 단층대 이름인 '샌 안드레아스'(San Andreas).

1906년 약 1천400명의 사상자를 낸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으로 학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일부 지질학자들은 앞으로 30년 안에 샌 안드레아스 단층에서 진도 9의 대지진 '빅 원'(Big One)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영화 '샌 안드레아스'는 이곳의 단층이 무너지면 미국 전역으로 지진이 전파될 수 있다는 현실성 있는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든 재난 블록버스터다.

로스앤젤레스 소방구조대의 헬기 조종사 '레이 게인즈'(드웨인 존슨)가 아내 '엠마'(카를라 구기노)와 외동딸 '블레이크'(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를 최악의 재난 상황에서 구하는 여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휘어진 도로, 부러진 다리, 불타는 도시, 도시를 휩쓰는 파도,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건물 등 장대한 장면들이 잇달아 나오면서 좀처럼 숨돌릴 틈이 없다.

1천300개가 넘는 시각효과를 동원해 거대한 규모의 재난 현장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그려 관객들을 몰입시킬 만한 볼거리가 넘쳐난다.

게다가 최근 네팔 대지진으로 발생한 참사의 충격이 가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개봉되는 이번 영화는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다만, '샌 안드레아스'는 재난 영화의 기존 틀과 진부함을 그대로 답습한다.

가족을 구하려는 아버지와 현장 구조대원의 헌신, 학자의 열성적인 연구와 위기를 알리려는 노력, 재난 현장에서 싹트는 가족애와 사랑, 어김없는 해피엔딩 등 지금까지 재난 영화의 틀을 하나도 빠짐없이 그대로 재현한다.

익숙한 이야기 전개 방식에 장면 곳곳에 묻어나는 비현실적인 상황 설정과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는 분명히 영화의 완결성을 저해하는 요소다.

영화를 보고 나면 한국에서 2009년 개봉한 한국영화 '해운대'와 등장인물 설정, 시각 효과, 이야기 전개 방식, 감동 코드 등 모든 면에서 판박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국내에서 재난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해운대'는 관객 1천145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그것도 할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는 '샌 안드레아스'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기대치는 이보다 높지 않을까.

6월 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14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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