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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 톡] 나에게 힘을 주소서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19-02-22 10:26

요즘 졸업시즌입니다. 오늘도 졸업 꽃다발을 들고 다니는 학생들을 보았습니다. 졸업하면 끝이라는 말보다는 새로움, 시작 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릅니다. 무언가 새롭게 시작할 때 떠오르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기도가 떠오릅니다. 기도는 희망을 더 안정감 있게 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마음이 힘들 때도 기도가 떠오릅니다.

 

강한 사람을 두려워하게 된 60대 초반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무탈하게 육십 평생을 살았습니다. 요즘 꽃 길, 꽃 길 하는데, 그야말로 꽃길만 걸어 온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60이 다 되어 모임에서 만난 사람이 일상을 힘들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동료는 처음부터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늘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여인과는 달랐습니다. 집에도 자주오고 취미 생활도 같이 했습니다만 마음과 행동이 왔다 갔다 하는 사람에게 점점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마음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는 것입니다. 가까운 것은 좋은데, 너무 가까운 것은 충분히 불편함으로 올 수 있습니다.

 

일거수일투족 참견과 늘 부정의 언어들을 투사하고 있었습니다. 본인만 모르게 시기, 질투하고 있었습니다. 밝고 긍정적이고 상냥해서 좋은 인상을 주는 그녀가 힘들어하는 것을 본 사람들은 상대를 가까이 하지 말라는 충고까지 했지만 “뭐, 별일 있겠어?” 한 것이 별일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늦었지만 조금씩 밀어내기 시작했고, 그것을 눈치 챈 상대는 취미 생활을 함께하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에게 그녀의 비방과 욕설을 퍼 부었습니다. 뒤에서 욕을 못하는 그녀는 그 소리들을 들으면서 그동안 지내온 그녀의 성격을 알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애썼습니다. 욕을 해 봤자 제 얼굴에 침을 뱉기였으니, 참았고, 욕을 들은 사람은 악의가 아니라도 이야기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이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참았습니다.

 

2,3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만나서 그렇지 말라고 부탁까지 하였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나잇값을 해야 한다며 스스로를 옥죈 것이 병을 키웠습니다. 그런 일이 지속 되자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했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졌습니다. 교회에도 절에도 다니지 않던 그녀는 목사님도 찾아가고 스님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달라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편두통은 심해졌습니다. 결국, 정신과 상담을 받는 중 의사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기도문을 외우고 있는데 정말로 힘이 된다고 합니다. 지금은 종교와 관계없이 나름대로 기도문을 만들어 읽고 있다고 합니다.

 

이 여인은 이제 전처럼 거리 두기를 잘 하고 있습니다. 적당한 간격 지키기. 아름다운 거리 두기, 문턱이 있게 하기 등의 말들이 뜻하는 바는 하나입니다. 너무 붙어 있으면 볼 수 없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은 알맞게 떨어져 있을 때 비로소 아는 것이 많고 이해의 폭도 넓어집니다. 너무 가까운 사이는 사상이나 입장이 다를 때 서로에게 크게 상처를 입히게 됩니다.

 

상담과 기도의 공통점은 좀 더 깊은 삶의 뿌리와의 만남을 이루려는 노력으로 서로 연관성이 깊습니다. 또한 평소에도 기도가 편안함을 주며 심리적으로 불안정할 때에도 기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아적인 의존성이나 유아적인 적대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아까 60대 후반 여인의 사례처럼 다른 사람을 병들게도 합니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성경말씀이 편안하게 들립니다. 요즘 졸업을 하는 학생들, 그리고 마음이 힘든 사람들을 위해 편안하고 잘 되기를 기도합니다.

 

김종진 심리상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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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대표와 심리상담가 김종진 씨가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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