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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조국'뿐인가,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최충식 기자

최충식 기자

  • 승인 2019-10-02 16:58
  • 수정 2019-10-03 14:10

신문게재 2019-10-0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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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문재인 정부 들어 세 번째 국정감사의 막이 올랐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다. '수박 겉핥기' 국정감사가 다시 걱정인데 이것마저 순탄치 않을 것 같다. 여야 대립의 핵에 또 조국 법무부 장관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여당은 검찰 개혁 국감을, 야당은 '조국 국감'을 내세우면서 치열한 공방전이 예고된다. 최악을 예상하기 싫지만, 마지막 날(21일)까지 파행으로 지샐 수도 있는 구도다.

결론부터 미리 말하면 민생과 경제, 지역 현안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열려 정치적 공세만 빚어질 개연성이 많다. 꼼꼼히 따져보는 건 좋으나 무작위 자료 요청은 끊어야 할 부작용이다. 다른 무엇보다 정기국회의 꽃으로 자처하는 국감을 '조국 대전 3라운드'로 만드는 것은 이롭지 않다.



이 순간도 북한 '발사체(미사일)' 등 새로운 현안까지 쌓이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신고와 확진도 끊이지 않는다. 첫날 감사에서는 이런 건 그저 형식이고 13개 상임위원회의 주요 현안은 '만사 조국'으로 흐르는 듯했다. 앞으로의 일정도 그럴 수 있다. 버스 와이파이 사업을 예로 들면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연루설 제기 전망까지 나돈다. 경제와 민생, 대외관계 등이 줄줄이 시급한데 국정의 모든 걸 조국으로 시작해 조국으로 끝내려 해서는 안 된다.

알맹이도 없이 공세를 주고받는 걸로만 존재감을 굳히려 한다면 당연히 국정에 비생산적이다. 첫날처럼 각 상임위원회 국감장 곳곳에서 '조국 파면'과 '조국 사수' 구도로 가다 보면 곧 만날 것은 파행의 지름길이다. 제대로 된 감사도 하지 못하면서 호통과 망신 주기로 피감기관을 괴롭히는 행태도 삼가야 할 것이다. 상투적인 주문 같지만 국민에게 인정받는 정책 대안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전체 14개 상임위원회의 피감기관만 무려 788개 기관이다. 20일 후에 국감 무용론이 고개 들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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