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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해본 오픈뱅킹 '앱 하나로 다 되네'

30일 10개 시중은행 참여 오픈뱅킹 시범서비스 '첫선'
한 은행 앱으로 타 은행사 이체 거래내역 조회 가능
인터넷 뱅킹 어려운 고객은 그림의 떡 서비스 격차 우려

조훈희 기자

조훈희 기자

  • 승인 2019-10-30 16:48

신문게재 2019-10-31 7면

오픈
KB국민은행 'KB스타뱅크' 앱에서 타 은행인 농협의 계좌 정보뿐 아니라 이체까지 가능해졌다.
"한 은행 앱에서 다른 은행 계좌를 쓰니까 신기하네요."

오픈뱅킹 첫날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기대만큼 하나의 앱으로 쉽게 다른 은행 계좌를 사용해 편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30일 하나의 은행 어플리케이션 앱으로 모든 은행 계좌정보와 이체가 가능한 '오픈뱅킹' 시범서비스가 첫 선을 보였다.



오픈뱅킹 서비스엔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부산·제주·경남·전북은행 등 10개 시중은행이 참여했다.

이날 오전 KB국민은행의 앱 'KB스타뱅크'에 들어갔다. 모바일인증서를 등록하니, 다른은행에 대한 계좌를 등록할 수 있었다.

계좌 등록을 마치자 등록했던 은행 계좌 정보가 한 눈에 보였다.

잔금 등 계좌 정보뿐 아니라 국민은행 앱에서 타 은행 계좌 이체가 가능했다. 즉 다른 은행 앱을 들어가지 않아도 해당 앱에서 이체가 가능해진 것이다

신한은행 '쏠(SOL)', 농협 'NH뱅킹' 등 10개 시중은행의 앱도 마찬가지다. 다른 계좌 등록만 하면 해당 앱에서 시중은행 이체와 계좌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이를 두고 편하고 신기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직장인 이모(28) 씨는 "오늘 오픈뱅킹을 처음 했는데 편하다고 생각했다"며 "굳이 다른 은행 앱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만큼 가장 편한 앱을 골라 하나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앱에서 모든 계좌를 보는 만큼, 은행권은 고객 사수에 전념하고 있다. 앱이 합쳐지면서 고객 유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은행원은 "오픈뱅킹 이후 다른 은행 앱을 사용하는 이탈 고객이 많아질 게 우려가 돼 고객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은행마다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바일뱅킹에서만 가능한 만큼 우려도 나왔다. 연령대가 높거나, 앱을 통한 뱅킹 자체가 낯선 이들이 접근하기엔 어렵기 때문이다. 또 모바일뱅킹 이후 통합까지 나오면서 향후 등장할 새로운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다.

주부 정모(58) 씨는 "주로 폰뱅킹으로 이체를 하면서 계좌를 쓰고 있는데, 은행을 들렀다 오픈뱅킹에 대해 들었다"면서 "얼마나 편해진 건지 궁금한데 쓸 줄을 모르니까 그림의 떡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픈뱅킹에선 은행에 따라 자산관리, 대출 등 복잡한 서비스도 차례로 열릴 예정이다. 시범 서비스 이후 오는 12월 18일 본격 오픈을 한다. 이럴 경우 토스,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기업도 오픈뱅킹에 뛰어들면서 더 확대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픈뱅킹에 대한 시민 반응이 뜨거운데, 은행권에선 고객을 잡기 위해 치열할 것"이라며 "금융정보를 모은 만큼 피해가 일어나면 타격이 크기 때문에 보완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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