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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김세연 '불출마' 후폭풍… 여야 인적쇄신 불붙나?

민주, 당내 86그룹 겨냥한 쇄신론 분출
한국, 김세연 총사퇴 요구에 반발 거세

송익준 기자

송익준 기자

  • 승인 2019-11-19 15:01
질문 듣는 김세연<YONHAP NO-1978>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이 지난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내년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서 쇄신론이 분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대표 주자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자유한국당의 대표적 소장파인 3선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다. 인적쇄신 주장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움직임도 감지돼 당내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먼저 민주당에선 86그룹 교체론이 공식제기됐다. 앞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의원은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역량 있는 사람들은 더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하나의 세대, 그룹으로서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 이제는 갈 때"라고 밝혔다.



86그룹의 교체를 공식 주장한 것이다. 이 의원은 "86그룹이 6월 항쟁으로 민주화를 이뤘고, 촛불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거치면서 다른 어떤 세대 못지 않게 성과를 거뒀다"며 "이 정도 일을 했으니 당당하게, 자랑스럽게 물러나도 된다는 기점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때를 알고 조금 일찍 떠나주는 게 맞는다고 본다. (버티면) 아름다운 퇴장이 안 될 것이다. 떠밀려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86그룹의 전면적 교체까진 아니지만, 그동안의 성과를 돌아보고 반성이 필요하단 지적도 제기됐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386은 집에 가라는 것에 대해선 동의는 안된다"면서도 "20대부터 시작해 50대까지 30여년을 대한민국 정치 주역으로 뛰었는데, 혁신에 얼마나 성과를 거뒀느냐에 대해 근본적으로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86그룹은 이같은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우리가 무슨 자리를 놓고 정치 기득권화가 돼있다고 말한다"며 "약간 모욕감 같은 것을 느낀다"고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86그룹 교체론에 대해 "좀 뒤에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김세연 의원이 자신의 불출마에 더해 당 해체를 주장한 것을 놓고 반발이 거세다. 특히 영남권과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의원이 당을 '역사의 민폐', '좀비'라고 칭한 것에 대해 거센 반발이 감지되고 있다. 당장 김 의원이 여의도연구원장직에서 내려놔야 한다는 의견이 분출했다.

정우택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한국당이 해체되어야 하고 또 소명을 다했다고 '좀비정당'으로 판단한 사람이 이번 총선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여의도연구원의 원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코디미"라며 "본인 스스로 내려놓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영남권 한 중진 의원도 "당을 해체하려는 사람이 그 자리에 있으면 안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물론 고강도 쇄신을 요구한 김 의원의 주장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4선 주호영 의원은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지난 3년간 큰 선거에서 대패했지만, 자정·혁신운동이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한국당 지도는 지도부 쇄신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상태다. 황교안 대표는 "총선에서 패배하면 물러나겠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고, 나경원 원내대표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저지가 한국당의 역사적 책무이며 그 책무를 다하는 게 저의 소명"이라는 답만 내놨다. 서울=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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