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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 인터뷰]중국 결혼이주여성 설염추씨

박태구 기자

박태구 기자

  • 승인 2019-11-20 15:23

신문게재 2019-11-21 11면

설염추 가족2
중국 결혼이주여성 설염추씨 가족.
중국 이주여성 인터뷰 설염추
중국 결혼이주여성 설염추씨 부부.
<중국 결혼이주여성 인터뷰> 설염추씨



낯선 땅에서 사는 것은 쉬는 일이 아니죠. 모국을 떠나 한국에서 정착하는 과정이 힘들었을 텐데 활발한 사회활동도 하고, 남편과 아이들과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이 참 보기 좋은 이민자가 있어 소개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간단하게 얘기하면 이름은 설염추이고 1979년생 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표면상의 '나'일 뿐이고, '나는 누구인가?'는 사실상 매우 어려운 질문입니다. 이 답을 찾기 위해 예술, 어학, 교육 등 다양한 방향으로 문을 두드렸는데 지금 여전히 헤매고 있습니다.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 답을 찾는 과정 중에 나 자신의 대한 성찰, 통찰을 통해 더 나아지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뿌듯할 때가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문제의 해답을 찾는 과정은 앞으로도 혼란스러워하겠지만 끝없이 자아 탐구할 마음이 있으니까 나중에 답을 찾게 되면 다시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에서 대학교 졸업했는데, 한국에서 또 다시 대학교 공부를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공부하는 이유는 '자기발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착한아이로 자라왔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사춘기’가 온 것 같습니다. 더이상 부모님의 '자랑거리'가 되고 싶지 않아 한국으로 이주하게 되었고, 한국에서 자아분화가 완성 될 것 같았습니다. 내 마음 깊은 곳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소리를 따라서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니 여기에 와 있었습니다. 사람에게 제일 큰 슬픔은 마음이 죽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공부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공부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뿌리를 찾는 것이고, 또 하나는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공부를 하게 되면 오는 길은 분명하고 가는 길도 뚜렷합니다. 그래서 저는 길을 보려고 공부하는 것 같습니다.



-타국에서 공부하는 것은 만만치 않았을 텐데, 석사과정을 거쳐서 교육(심리)박사과정도 공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공부할 수 있도록 가족들이 어떻게 지원해 주었나요?

▲공부하는 기회는 제가 주도적으로 가족들을 설득했습니다. 좋은 부부관계는 시댁, 친정 등의 주변 문제 해결의 기초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남편은 시댁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최대한 막아 주었습니다. 또한 부부 사이의 교류는 논리적인 대화 못지 않게 감정 소통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남들 앞에선 곰처럼 무뚝뚝한 여자일지라도 남편 앞에서만큼은 여우처럼 감정소통을 하고 싶습니다.



-오랜 공부 끝에 지금은 우송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교수가 된 소감은 어떤가요?

▲저는 평범한 사람이다 보니 사회에서 교수라는 신분은 유혹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송대학교에 채용되고 교수로서 사명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고, 이런 감정을 표현한다면 '사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한 선배로서, 한국에 정착한지 얼마 안 되었거나 아직 한국생활이 낯선 이민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돈을 추구하는 것은 정당한 행위입니다. 돈이 없으면 살기가 힘든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돈만 추구한다면 불행도 같이 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물질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으며 마음 한결 여유를 가지고 있는 정신적 부유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신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좋은 책 읽기와 평생학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사람을 만나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고 어려움 앞에서 묵묵히 노력하며 기회를 기다리기를 바랍니다.



소홍하 명예기자(중국)·곽서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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