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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동 '이웃과 사람' 마을 구술채록 첫 발 뗐다

대화동새마을문고회 22통 주민 인터뷰
지역 이미지 쇄신, 변화모습 담아내

김유진 기자

김유진 기자

  • 승인 2019-12-04 17:21

신문게재 2019-12-0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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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동 2019 이웃과 사람 情 표지.
사라져가는 마을을 살리기 위해 주민들이 뭉쳤다.

대화동새마을문고회와 대화동행정복지센터가 펴낸 '대화동 2019 이웃과 사람 情'은 주민들의 이야기와 대화동의 과거, 현재를 오롯이 담아냈다. 대화동 사상 첫 구술채록이 담긴 책자다.

재개발로 변화되는 지역을 기록하고 알리기 위해 새마을문고회가 주축이 돼 제작했다. 이 책은 마을 구술채록 사업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재개발 되는 순간 어떤 기록도 역사도 남지 않는다는 우려와 안타까움에 주민들의 이야기를 샅샅이 훑어 담았다.



장장 6개월, 주민참여예산 550만원, 역사적인 대화동의 첫 구술채록은 첫해 300권을 발행했다.

책은 정제되지 않고 구어체로 주민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자, 가구는 10가구도 안뎌~." 주민들의 말씨가 그대로 묻어나는 인터뷰는 마을의 정서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대화동 행정복지센터 이선아 주무관은 "말투 자체도 그 사람을 나타내는 하나의 역사가 될 수 있다. 구술 채록을 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을 기록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인터뷰 대상자를 섭외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선뜻 '내가 하겠다'며 인터뷰를 자청하는 지원자는 더더욱 없었다.

하지만 꾸준한 섭외 끝에 주민들은 하나, 둘 살아온 이야기를 마이크 앞에서 들려주기 시작했다. 덕분에 대화동에서 35년을 거주한 주민, 20년째 세탁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등 진솔한 삶이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었다.

적은 예산을 가지고 시작한 사업이지만 프로젝트의 중요성이 알려지자 여러 곳에서 도움의 손길도 등장했다.

사진작가 섭외, 출판, 편집 등 적은 예산으로 소화해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쇄소, 카페 등 지역 업체의 적극적인 도움도 이어졌다. 한 카페는 출판기념회 장소를 무료로 대관해줬고, 한 성악가는 차비만 받고 출판기념회에서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새마을문고회는 '대화동은 낙후된 지역'이라는 인식을 없애고, 변화하는 모습을 알리며 마을과 주민들의 추억을 기록하고자 했던 첫 마음을 잊지 않고 두번째 책을 위한 준비 기간에 들어갔다. 해마다 1권씩 발행하면 좋겠지만, 사실상 내후년 후속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은미 새마을문고회장은 "대화동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했고, 우리 지역민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 정이 많고 겸손한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대화동만의 독특한 정서를 알리고 변화하는 모습을 책으로 담아내서 보람차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1226yu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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