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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힘들 때 쉬어가는 여유

김영록 노무사

조훈희 기자

조훈희 기자

  • 승인 2020-03-01 20:39

신문게재 2020-03-02 23면

김영록 노무사
김영록 노무사
엊그제 겨울을 맞이한 거 같은데 벌써 2019년 겨울이 지나가고 2020년 봄이 성큼 다가왔다. 이번 주에 내리는 비가 그치고 나면 봄이 더 한 발자국 다가오지 않을까? 어떤 이는 추운 겨울이 빨리 지나가고 따스한 봄이 오는 것을 반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겨울이 빨리 지나가는 것이 매우 아쉽다. 올 겨울에 배우기 시작한 보드 때문일까? 단순히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올 겨울이 나에게 유난히 달리 느껴지는 건 무엇일까?

노무사 시험에 합격하고 지난 7년간 쉴세없이 일을 하고, 휴식을 갖지 않아 체력적으로 지친뒤에 오랜만에 휴식을 취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6년간의 법인 생활을 그만두고 2018년에 겨울에 개업해 2019년 시간적으로는 상당히 여유가 있었기에 딱히 휴식이 부족해 그런 것도 아닌거 같다.



그럼 무엇 때문에 올 겨울이 가는 것이 더 아쉬움이 남을까? 아마도 올 겨울을 지나면서 순리대로 사는 방법을 알아가기 시작했기 때문이 아닐 까 싶다. 개업 초기 여러 가지 이유로 상당한 압박감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사업이라는 것을 처음 해보기에 모든 것이 생소하였던 그 막막함, 예상치 못한 문제들의 발생으로 인한 어려움. 그런데 개업 1년이 지날 때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법인을 운영해보다 보니 자연스레 해소되는 것을 경험했다.

세상의 순리를 인정하게 됐고, 그 순리를 순응하자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세상이 많이 달라보였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운 계획을 세우게 되고, 다른 관점에서 널리 두루 상황을 살필 수 있는 여유도 생긴게 된거 같다.

이런 이야기를 지금 시점에서 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우리 사회가 처한 어려움 또한 일정부분 순응해야할 수 밖에 없는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는 현재 정부, 각계각층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염의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다. 전파되는 속도가 상당해 확진자 수가 무섭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지금 상황이다. 특히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유달리 전파 가능성도 높아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면, 확진자가 경유했던 모든 장소(관공서, 기업, 식당, 교통수단 등)를 일시적으로 폐쇄되는 등 전염예방대응책이 실시되고 있기에 그 피해는 더욱 막대하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 우한의 문제로 한정됐을 때에는 관광업종과 중국제조업과 관련된 국내사업부분에 제한적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하는 듯 했으나, 최근 국내에서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또 그것이 기하급수적으로 전염되는 상황 이후에는, 국내 전 지역, 전 업종의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또 이 사태는 단기간에 끝날 것이 아니라 최소 한달 이상이 경과돼야 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 어떠한 엄청난 해결책이 없다는 것도 암울하다. 빠른 시일내에 치료가능한 백신이 개발되는 것이 가장 유효하다 할 것이나 이 또한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이야기 되고 있는 바, 일단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마냥 현 상황에 순응해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행위(마스크 및 소독 등)는 당연한 것이다.

다만 이미 발생한 사태에 대하여 원망하기보단 사업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거나, 또는 직장에서 휴업을 해야하는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사업운영 또는 직장 생활에 지친 사람들은 새로운 에너지를 재충천 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거나, 바쁜 일상에 지쳐 여태껏 하지 못했던 것을 해보는 시간을 갖거나 또는 새로운 인생의 계획을 세우는 기간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 이 사태를 보다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시간이 모든걸 해결해 준다는 말처럼 이 사태 또한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돼, 우리나라 경제가 다시 회복하는 그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김영록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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