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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이론과 대중관점을 넘나드는 건축의 개념짓기…'건축 다시 읽기 : 건축 이론 입문'

콜린 데이비스 지음│전병권·임상훈 옮김│새터

박새롬 기자

박새롬 기자

  • 승인 2020-08-03 07:00
건축다시읽기
 새터 제공
건축 다시 읽기 : 건축 이론 입문

콜린 데이비스 지음│전병권·임상훈 옮김│새터





'건축이란 무엇인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건축을 '집이나 성, 다리 따위의 구조물을 그 목적에 따라 설계하여 흙이나 나무, 돌, 벽돌, 쇠 따위를 써서 세우거나 쌓아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대중의 인식도 막연하게는 이 정의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건축이 전문가나 학자, 자본가의 전유물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책 『건축 다시 읽기 : 건축 이론 입문』은 보편적인 의미에서 '건축이라는 낱말이 가리키고 있는 것'을 '어떤 종류의 사람들이 사회·문화 자본을 두고 경쟁하는 전문화된 문화장'이라고 말한다. 이 문화의 장에는 건축가들과 그들의 작품은 물론, 건축의 가치, 이데올로기, 전문기관, 역사, 책, 시대나 경향의 기준이 되는 건물들과 같이 건축과 관련된 모든 것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정작 흔하고 일반적인 건물, 예를 들어 공공주택 같은 것은 문화의 장에서 배제돼 있음을 지적한다.

공공주택의 배제와 같은 건축의 장 속 불완전성과 불합리성을 개혁하는 일도 이론을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 책은 건축이라는 장을 추상적인 개념의 장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회 구성체의 장으로 보고 그 장 안에서 이론적인 부분을 가능한 한 명확하게 설명한다. 여기에 대중적인 문화에 대한 관점까지 넘나들며 건축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게 돕는다.

재현, 언어, 형태, 공간, 진실, 자연, 역사, 도시의 8개 장에 걸쳐 자세한 예시와 설명이 펼쳐진다. 건축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는 개념정립의 연습과정의 선례로, 실무자들에게는 건축 본연의 모습을 되새겨 보는 계기로, 일반 대중들에게는 지적 영역의 양분으로 작용할 밑거름 같은 책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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