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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원용철 벧엘의집 담당목사

코로나 19와 기본 소득에 대해 말하다

한성일 기자

한성일 기자

  • 승인 2020-08-06 17:26
  • 수정 2021-05-05 01:19
원용철 목사
원용철 벧엘의집 담당목사
“이제 우리사회도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길을 열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

‘노숙인들의 대부’ 원용철 벧엘의집 담당목사가 하는 말이다.

원용철 목사는 “21년째 대전역 인근 빈곤지역에서 노숙과 쪽방주민 등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사역을 하면서 가졌던 의문이, 왜 그들은 나름 열심히 사는데도 평생 가난하게 살아야 하며, 우리 사회가 한 번 실패한 그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허용하지 않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 목사는 또 하나의 의문이 “대체 무슨 이유로 이들은 게으르다, 무책임하다, 일하기 싫어한다. 알코올 중독자다, 잠재적 범죄자다 등으로 낙인찍혀 살아가고 있느냐는 것이었다”며 “이미 계층 간의 이동 사다리는 끊어져 빈곤이 대물림 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빈곤의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 과연 정의로운 사회인가”라고 물었다.



원 목사는 “마이클 샌델이 말하는 철학적이고 정치적 담론을 말 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다만 우리가 꿈꾸며 이루어 가야 할 정의로운 사회,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목사는 “샌델이 말한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물음을 한 번 던져본다”며 “소위 자유민주주의에서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 정의로운 것이기에 기차와 기관사 비유에서처럼 1명은 당연히 희생되어도 되는 것인지, 4명보다는 적은 수이기에 다수를 위해 희생당해도 된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원 목사는 “정의에 대한 이 물음에서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있다고 생각한다”며 "왜 기관차가 달리고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인부는 목숨을 걸고 선로에서 일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원 목사는 “정의로운 사회란 목숨을 걸고 일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삶이 보장되는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경제적 불평등을 없애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인데 이런 정의로운 사회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기본소득제와 마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 목사는 기본소득에 대해 “국가나 지방자치체가 모든 구성원 개개인에게 아무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소득”이라며 “세 가지 점에서 기존 생활보장제도와 다른데 첫째는 보편적 보장소득으로 국가나 지방자치체가 모든 구성원들에게 지급하는 소득”이라고 말했다. 또 “둘째는 무조건적 보장소득으로, 자산심사나 노동요구 없이 지급하는 소득이고, 셋째는 개별적 보장소득으로, 가구단위가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에게 직접 지급하는 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원 목사는 “지금의 신자유주의 체제는 극단적인 이윤추구 속에서 소득분배가 너무나 불균형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수가 소비할 수 있는 몫 자체가 줄어들어서 경제위기는 항상적”이라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삶의 조건을 빼앗기면서 사회 자체가 해체될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원 목사는 “기본소득을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지급한다면 최소한의 삶을 재량껏 누릴 수 있는 물질적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라며 “그러면 당연히 소비가 어느 정도 늘어 경제가 좀 더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고 재원을 무엇으로 마련하느냐에 따라 소득세, 자본 이득세 같은 경우 소득 재분배 효과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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