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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계 물의 날과 물순환도시 대전

임묵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이해미 기자

이해미 기자

  • 승인 2021-03-17 09:06
임묵 국장
임묵 환경녹지국장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푸른 숲, 그리고 모든 자원이 선순환하는 쾌적한 도시!』 그런 녹색환경에서 맘껏 뛰어노는 아이들과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시민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이 같은 미래는 '녹색도시 대전'의 기본 청사진이며, 이 가운데서도 도시 물환경 개선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3월 22일,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World Day for Water)'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이때,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게 한다. 지난 1992년 유엔총회는 악화되는 지구촌의 물 부족과 수질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지정했다.

이를 계기로 세계는 수자원 보전을 위한 노력들을 지속해 왔고 대전시도 매년 기념행사를 개최해 왔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물사랑 그림·사진 공모전」을 제외한 기념식과 물산업 체험부스 운영, 물순환 워크숍 등을 취소할 수밖에 없어 큰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물의 가치와 소중함을 되새기고 수자원 보전을 생활화하자는 본래의 취지는 더욱 강조해야 할 것이다. 이에 필자는 "자연의 건강성은 인간의 안전 및 생존과 직결된다"는 시각에서 다음의 몇 가지를 제안을 드리고 촉구하고자 한다.

첫째, 물은 소중하면서도 한정된 자원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도 세계 인구 중 약 8억명이 오염된 식수로 연명하고 있고, 해마다 5살 이하 어린이 180만명이 수인성 질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도시화·산업화에 따른 물수요 증가와 기후변화는 물 부족사태를 가중시키고 있고 우리나라도 가뭄과 홍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물이 더 이상 자연이 그냥 주는 선물이 아님을 인식하고 아껴 쓰고 보전하는 작은 실천을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둘째, 물순환 도시 조성의 필요성과 공감대 확산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대전을 비롯한 대도시의 경우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하지 못하는 불투수 면적이 도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때문에 폭우 시 빗물이 도로나 하천으로 쏟아져 침수를 유발하고, 건기 시에는 하천과 대지가 말라붙고 수질이 악화된다.

이 같은 물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대전시는 둔산과 월평 일원(2.67㎢)에 환경부 공모사업으로 총 28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 빗물의 자연침투와 저류기능을 회복하는 「물순환 선도도시 시범사업 시설공사」를 추진 중이다. 샘머리 물순환 테마공원 조성과 함께 보행로와 공원 등에 식생체류지, 침투측구, 투수포장 공사를 진행할 예정인데 시민의 이해와 협력이 필수적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셋째, 자연의 건강성을 회복하는데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20세기 최고의 환경도서로 일컬어지는 「침묵의 봄(Silent Spring)」에서 저자인 레이첼 카슨은 각종 오염물질로 지구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을 우려했고, 봄이 왔는데도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의미에서 책의 제목을 이같이 지었다고 한다.

봄이 왔는데도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둬야만 하는 현실은 자연의 건강성이 곧 인간의 건강한 삶과 직결된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것은 아닐까. 이제 해법은 분명해졌다.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쾌적하고 건강한 '녹색도시 대전'을 물려주고 싶다면, 지금부터 실천에 옮겨야 한다.

물의 소중함을 알고 절약하며 버려지는 물 없는 효율적인 관리체계를 만드는 것, 도시 물순환 기능을 회복해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 이런 노력들을 모아 전국 최고의 물환경 도시 대전을 만들어보자. 150만 시민과 함께 말이다. /임묵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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