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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 도시의 꿀벌

이현경 / 시인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21-03-16 14:01
익숙하게

줄을 서야만 살 수 있는 빵



갓 구운 냄새가 구수해



도시의 공원에 앉아

한 움큼 뜯어먹고 있는데

그 단면 속에는 알밤이 촉촉하다



잘 익은 밤알들의 냄새가

몸 안에서 밤나무 숲길이 만들어지는 동안

냄새를 뿌리치지 못한 벌이

빵의 주위를 탐색하고 있다



밤꿀을 채집하지 못하고

날갯짓만 하다가 돌아간 벌 하나



어디에서 저녁을 보내고 있는지



허기를 채우고 나서야

꿀벌이 날아간 하늘길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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