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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후임 국무총리·비서실장 인선 놓고 갈수록 논란

야당 갈등 유발 중진과 예스맨 친윤계에 이어 민주당 인사까지 거론
대통령실과 당사자들 모두 강력 부인… “인사 쇼핑, 간보기” 성토
국힘 내부에서조차 반발… 후임 인선작업 시일 걸릴듯

윤희진 기자

윤희진 기자

  • 승인 2024-04-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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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패배에 따른 국정 쇄신을 위해 진행 중인 후임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비서실장 인선을 놓고 갈수록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야당과 갈등을 빚어온 국민의힘 중진과 쓴소리를 못 하는 ‘친윤’ 인사가 한동안 거론되다가 역풍이 맞자 최근에는 민주당 등 야권 인사들까지 언급되면서 여야 모두 대통령실을 성토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이 즉각 부인하고 나섰지만, 국힘 내부에서조차 반발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은 17일 오전 후임 국무총리에 박영선 전 문재인 정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전 8시 53분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박영선 전 장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는 입장을 출입기자들에게 전달했다.

야권 인사까지 거론된 건 당초 거론되던 정무적 감각을 갖춘 여권 인사에 대해 여당은 물론 야당이 ‘민심 외면, 돌려막기 인사, 불통’ 등을 내세우며 강하게 비판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인적 쇄신 방침 후 국무총리에는 국민의힘 권영세·주호영 국회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등이 언급돼왔다. 비서실장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정진석·장제원 국회의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한길 위원장 등이 거론됐다. ‘소통과 협치’에 맞는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중용에 무게가 실리면서 민주당 인사들까지 명단에 오르내린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물론이고 거론됐던 당사자들 모두 강하게 부인했지만, 후폭풍은 거셌다.

조국혁신당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실은 인사 쇼핑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김보협 대변인은 "언론에 슬쩍 흘려볼 일이 아니다"라며 "안 되면 다른 사람 거론하고, 꼭 쇼핑하듯 한다. 무도하고 무례하고 무책임한 정권"이라고 일갈했다.

박지원 국회의원 당선인은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파괴공작을 하는 것"이라며 "찔러보기, 띄워보기이자 간보기"라고 했다.

친윤계 인사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의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는 내정은 물론이고 검토조차 해서는 안 된다"며 “오늘과 같은 해프닝은 메시지 관리의 부실함을 드러낸 것으로, 상당히 아쉽다"고 썼다.

권영세 의원은 SBS 라디오에 나와 "야당 인사들을 기용해서 과연 얻어지는 게 무엇이며 또 잃는 것은 무엇인지를 잘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김용태 당선인도 MBC 라디오에서 "현실화한다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후임 구하기가 난맥상을 보이면서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인선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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