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 爲(하 위/ 하다), 氣(기운 기), 得(얻을 득), 官(벼슬 관)
○출처 : 日省錄(일성록) 高宗紀事(고종기사)
○비유 : 남자는 마땅히 기개가 있어야 큰일을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도 고위직 공무원으로 국가로부터 높은 녹봉(綠峯/ 나라에서 벼슬아치에게 주는 보수)과 권한(權限)을 갖는 벼슬아치가 되는 것을 '출세(出世)'한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나라에서는 인재를 등용(登用)하고, 권한(權限)을 부여하여, 그들을 관리(管理)하는 근본 목적이 백성들의 '삶'을 편안하게 하며, 그들을 외세(外勢)의 침입(侵入)으로부터 안전(安全)하게 지켜주기 위해 우수한 인재(人才)를 등용하고, 그들을 재능(才能)에 맞는 직책에 임명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는 시대와 주어진 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국민을 위한 국가의 인사정책에는 크게 변함이 없을 것이다.
흥선(興宣) 대원군(大院君)이 실권하여 방랑(放浪)하고 있을 때, 기생 춘홍(春紅)의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금군별장(禁軍別將) 이장렴(李章濂)과 언쟁이 붙었다.
이장렴은 매우 거친 언사(言辭)로 덤볐다. 그도 그럴 것이 이장렴은 상당한 군직(軍職)에 올라 있었고, 상대방은 몰락(沒落)한 왕족(王族)으로 시정잡배(市井雜輩)들과 어울려 술이나 마시는 한량(閑良)이었으니 대원군을 가소롭게 보았던 것 이다.
이에 대원군은 분노(憤怒)를 터뜨리며 일개 군직(軍職)에 있는 자가 감히 종친(宗親)에게 무례하게 덤빌 수 있느냐면서 나무랐다. 그러자 이장렴이 대원군의 뺨을 후려갈기며 호통을 쳤다.
"그래, 당신 말대로 한 나라의 종친이 기생집에나 드나들면서 왕실의 체통을 더럽히고 있으니, 나라를 사랑하는 뜻에서 내가 주먹으로 당신을 다스릴 것이요."
이에 대원군은 말문이 막혀 아무 소리도 못 하고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그 후 대원군이 집권해서 운현궁(雲峴宮) 문턱이 대궐 문턱만큼이나 높아졌을 때, 이장렴을 불러들였다. 이장렴은 그때의 사건을 생각하며 살아남지 못할 것 같은 각오로 가족에게 유언(遺言)까지 하였다고 한다. 이장렴에게는 매우 껄끄러운 자리였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대원군은 이장렴이 들어오자 대뜸 물었다.
"이 자리에서도 나의 뺨을 칠 수 있겠는가?"
이장렴도 범인(凡人)과는 다른 호쾌한 장부여서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대답했다.
"지금이라도 마마께서 그때 그 자리에서 했던 것처럼 그런 언행(言行)을 하시면 소생의 손은 여전히 제재(制裁)를 가(加)할 것입니다."
대원군은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하 장부답구려! 별장(別將)의 기백(氣魄)을 내가 사리이다. 술상을 들이도록 하여라! 일간 춘홍(春紅)의 집에 다시 한번 가려고 했더니 자네가 무서워서 못 가겠구먼?" 라고 하면서 이장렴을 극진히 대접(待接)하였다. 체격은 작지만 통이 큰 화통한 남자 이하응(李昰應, 1820~1898)이었다.
그러고 나서 이장렴이 물러갈 때 대원군은 하인들에게 명령했다.
"여봐라 금위대장(禁衛大將)께서 나가시니 앞을 물리어라."
그날로 이장렴은 금위대장(禁衛大將)으로 임명된 것이다. 어쩌면 기백이 넘치는 이장렴보다 그를 안을 수 있는 큰 포용력(包容力)을 지닌 대원군이 멋져 보인다.
오늘날 주요 고위직(高位職) 임명(任命)과 관리(管理)와는 먼 옛날의 이야기인 듯하다.
요즈음은 임명권자와 이른바 코드가 맞는 다거나, 자기에게 맹종하거나, 아부하는 사람으로 정부 관리가 임명되는 관계로 국민들의 "삶"을 생각하기보다 윗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고위직 관리가 많아 개탄(慨歎)스럽기까지 하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현재 주요 고위직은(행정, 입법, 사법) 다 한통속의 소인(小人)들이 차지하여 그들만의 방식으로 윗선에 맞추어 장단을 치고 있는 것이 아나가! 할 정도로 국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동양의 대 철인 맹자(孟子)의 군자삼락(君子三樂)이 생각난다. 그 삼락(三樂) 중 권력(權力), 부귀(富貴), 명예(名譽) 등의 정점(頂點)에 있는 왕(王) 노릇은 세 가지 즐거움 중에 들어가지 않는다.
세 가지 즐거움 중 마지막 즐거움인"得天下英才敎育之三樂也(득천하영재교육지삼락야) 곧 천하의 영재를 얻어 그들을 교육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
맹자의 깊은 뜻은 나라의 우수한 영재(英才)들을 선발하여, 그들을 교육해서 천리(天理/하늘의 이치)와 인간의 본성(本性/仁, 義, 禮, 智)을 만세(萬世)까지 전달하는 것이 왕(王) 노릇 하는 것보다 더 즐겁다는 것이다.
우러러 아부(阿附)하고, 구부려 간사(奸詐)함은, 천하에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장상현/전 인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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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상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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