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학교나 공공기관을 사칭해 소규모 건설업자에게 공사를 제안하며 자재비 명목의 선입금을 가로채는 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범인들은 경기 침체로 일감이 절실한 영세 업체의 심리를 악용해 구체적인 공사 계획이나 위조 명함으로 안심시킨 뒤 금전을 편취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공공기관 명의의 공사 제안과 함께 선입금 요구가 있을 경우 반드시 해당 기관에 직접 사실 여부를 재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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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서 '대전피싱사기전화'를 태그로 여러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
A 씨는 처음엔 실제 공사 의뢰로 여겼다. 공사 절차와 진행 방식에 대한 설명도 비교적 구체적이었고, 경기 침체로 일감이 줄어든 상황에서 적지 않은 규모의 공사였기 때문이다.
다만 통화 과정에서 상대의 목소리와 발음이 다소 어눌하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기고 입금 전 해당 학교 교무실로 직접 확인 전화를 했다. 그 결과 학교 측은 그런 공사를 발주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고, A 씨는 사기 시도라는 점을 알아차린 뒤 주변 업계 관계자와 SNS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알렸다.
대전에서 이처럼 학교나 공공기관을 사칭해 인테리어업자나 소규모 건설업자를 노리는 피싱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범행 수법은 비교적 단순하다. 학교 화장실 보수, 기관 시설 개·보수, 소규모 신축 공사 등을 내세워 접근한 뒤 자재비나 선금 명목으로 일부 금액을 먼저 입금받고 잠적하는 방식이다.
유사한 수법의 실제 피해 사례도 있었다. 1월에는 대전시청 공무원을 사칭한 인물이 지역 건설·전기 관련 업체에 접근해 "전임자가 맡던 전기주차장 화재 예방공사를 급히 진행해야 한다"며 공사에 필요한 물품을 먼저 구매해 달라고 요구한 뒤, 자신이 소개한 업체로 4000만 원을 송금하게 한 사례가 있었다. 사칭범은 위조 명함까지 보내 피해 업체를 안심시켰지만, 납품일이 지나도 물품은 도착하지 않았고 뒤늦게 확인한 결과 시청에는 해당 인물이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같은 피해는 주로 영세한 인테리어업체나 소규모 공사업자에게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현장에서는 자재비를 먼저 들이고 이후 공사비를 정산받는 방식이 일부 관행처럼 남아 있는 있다. 여기에 경영 악화로 일감 확보가 절실한 업체일수록 상대적으로 쉽게 범행 대상이 되기 쉬울 수 있다.
실제 한 타일 시공업자는 "공사 한 건이 아쉬운 상황에서 학교나 기관 명의로 연락이 오면 의심보다 기대가 앞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선입금 요구가 있을 경우 반드시 발주처로 재확인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올해 들어 하루 평균 5000만 원의 피싱 범죄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매년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학교나 기관을 사칭하며 자재비 등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피싱 범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반드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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