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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사람]송재소 (사)퇴계학연구원 원장

성균관대 명예교수, (재)실시학사 연구원장, (사)다산연구소 이사, 순암기념사업회 회장
‘다산의 시세계-병든 사회에 대한 임상보고서’ 제목으로 특강

한성일 기자

한성일 기자

  • 승인 2026-04-24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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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시 번역의 세계 최고 권위자 송재소 (사)퇴계학연구원 원장(성균관대 명예교수)이 필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한성일 기자
“다산이 살던 시대는 병든 사회입니다. 다산의 시는 조선이 앓고 있던 병에 대한 처방전이었습니다. ”

다산 정약용이 지은 시들 400수를 번역해 <다산시 연구>를 펴낸 다산 시 세계 최고 권위자 송재소 (사)퇴계학연구원 원장(문학박사,성균관대 명예교수, (재)실시학사 연구원장, (사)다산연구소 이사, 순암기념사업회 회장)이 23일 오후 7시 목원대 창업진흥센터 1층 코스모스홀에서 열린 도시공감연구소(이사장 송동섭, 소장 김창수)· 다산학당(학장 김갑동) 주최 다산학당 목민반 과정에서 ‘다산의 시 세계-병든 사회에 대한 임상보고서’를 제목으로 한 특강 전 중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송재소 원장은 “다산을 전공하는 학자로서 대전의 도시공감연구소와 다산학당에서 목민반 과정을 운영해주심에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우리는 일반적으로 다산의 대표작인 <목민심서>,<경세유표> 등을 알고 있지만 다산은 질적으로 매우 뛰어난 2500수나 되는 많은 시를 남긴 우수한 시인이었다”며 “다산은 병든 사회를 진단하는 임상병리서로 사실적이고 비판적인 묘사의 시를 썼다”고 전했다.

송 원장은 “다산이 오늘날 살아있다면 <목민심서> 속편을 썼을 것”이라며 “다산의 저서들이 개혁을 이야기했는데 오늘 우리 사회도 정부 기구부터 시작해 각종 제도와 국민들의 사고방식 등 모든 것을 개혁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송 원장은 “철저한 개혁정신이 다산 사상의 핵심”이라며 “다산은 몇백 년 만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소개했다. 또 “다산은 동양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며 “정치, 경제, 군사, 문화, 자연과학, 의학, 교육 등 모든 분야에 있어 박학다식하고 전인적인 인재로, 역사상 전무후무한 사상가이자 개혁가”라고 설명했다.

송 원장은 다산의 시를 연구하게 된 계기로 “저는 본래 영문학도였는데 졸업할 즈음에 영문학에 대한 회의가 생겨 영문과 졸업 후 10년을 방황하다가 대학원에 들어와 국문학으로 관심을 돌렸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1976년은 유신정권의 한복판에서 굉장히 암울한 시절이었고, 언론의 자유도 박탈당하고 엄중한 사회였는데 다산의 시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다산은 목민심서와 경세유표의 저자로만 알고 있었지 시인인 줄은 몰랐는데 유유자적하면서도 매우 치열하고 신랄하고 사회 비판을 담은 현실의식 투철한 한시를 보면서 다산에게 푹 빠지게 됐다”고 전했다. 송 원장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도 쥐도 새도 모르게 남산으로 끌려가던 시절 억눌린 가슴을 뻥 뚫어준 시가 바로 다산의 시원한 시여서 다산을 전공하게 됐고, 다산을 주제로 석사 논문도 쓰고 박사 논문도 쓰게 됐다”고 밝혔다. 또 “대학에서는 한문학과에 가서 정년퇴직때까지 다산 알리기에 힘썼다”며 “정년 후 15년이 지났어도 지금까지 다산에 대한 강의를 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다산이 큰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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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다산학당 목민만 과정에서 '다산의 시세계-병든 사회에 대한 임상보고서' 를 제목으로 특강하고 있다.
사진=한성일 기자
송 원장은 “다산은 한국사에서 전무후무한 사람이고 앞으로도 이런 인물은 나타나기 힘들다”며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사상가인 다산이 만약 왕이었다면 우리나라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럽의 계몽주의 철학자인 몽테스키외 등 학자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학자가 다산”이라며 “식견이 매우 뛰어난 학자”라고 소개했다.

이어 “다산은 부친의 뜻에 따라 22세에 소과에 급제하고 28세에 대과(문과)에 급제해 벼슬길에 올랐고 정조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지만 정조의 총애가 깊어질수록 남인 출신인 그를 질시하고 모함하는 노론 세력의 견제가 심해서 천주교 신자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이유로 오랜 유배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송 원장은 “다산은 민중지향적이고 농민지향적으로, 평생 농민의 이익을 위해 투쟁했다”며 “민중편에 서고 농민편에 서서 사고하고 글을 썼다”고 전했다. 또 “다산은 신분제도 타파를 외쳤고, 백성을 위해 모든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 개혁사상가였다”며 “다산의 개혁사상이 가장 잘 나타난 책이 바로 임금에게 이야기하듯이 쓰면서 방대하고 근본적인 개혁을 다룬 <경세유표>”라고 설명했다. 송 원장은 “다산은 농민이 살아야 백성이 살고 백성이 살기 위해서는 토지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다산은 죽기 며칠 전 아들에게 유언할 때도 묘지를 보는 지사에게 묻지 말고 집 뒤편에 묻어달라고 신신당부할 정도로 합리적인 사람이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1943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난 송 원장은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다산문학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한문학회 회장을 지냈고,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정년을 맞았다. 다산 정약용의 학문과 문학 세계를 알리는 데 오랫동안 힘써왔고, 우리 한문학을 유려하게 번역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은 책으로 『다산시 연구』, 『한시 미학과 역사적 진실』,『주먹바람 돈바람』, 『한국 한문학의 사상적 지평』, 『몸은 곤궁하나 시는 썩지 않네』, 『한국한시작가열전』, 『시로 읽는 다산의 생애와 사상』, 『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 기행』(1~5권), 『인문학의 뿌리로서의 한국 한문학』, 『고전과 생명』, 『중국의 향기』, 『복사꽃 오얏꽃은 말이 없어도』 등이 있다. 또 옮긴 책으로 『다산시선』, 『다산의 한평생』, 『역주 목민심서』(공역), 『당시 일백수』, 『주시 일백수』, 『차시 일백수』 등이 있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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