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사설

[사설] 행정통합 속도보다 방법에 더 집중하길

  • 승인 2026-06-04 17:02

신문게재 2026-06-05 19면

6·3 지방선거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전격 탄생해 다음 달 공식 출범한다. 대전과 충남이 특정 시점까지 입법을 완료하려 했던 데는 선도 모델이 되려는 열망도 있었다. 이제 정치적 부담감에 쫓기듯 속도를 낼 명분은 사라졌다. 민선 9기 대전시장과 충남지사가 국민의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바뀌면서 정치 지형이 달라졌다. 재보궐선거나 차기 총선 등 정치 일정에 맞춰 통합의 동력을 질서 있게 살려가면 된다.

이번 선거에서 행정통합이 실제 표심을 흔들 만한 핵심 쟁점이 됐는지는 아직 구체적인 확인이 어렵다. 다만 확실한 것은 민주당 체제로 지방권력이 교체되면서 차기 시정과 도정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점이다. '원팀'이 되기 쉽고 정치적 제약은 현저히 줄었다. 상대적이지만 당선인 사이의 통합 속도에 대한 인식 차이는 얼마든지 조율이 가능하다.

숨고르기가 유익한 다른 이유도 있다. 무엇보다 통합은 메가시티나 광역연합보다 훨씬 진전된 단계다. 광역 경제권의 대의 아래 현 정부의 '5극 3특' 전략과도 잘 일치시켜야 한다. 대전·충남은 분리는 경험해 봤지만 다시 합치는 건 37년 만에 처음이다. 장밋빛 전망 이면에 존재하는 권역 내 대도시 집중, 지역 정체성 및 갈등 심화, 하향식 경제 개발로 인한 주변 지역 종속 등의 부정적 효과를 완화하는 것 역시 절차의 일부다. 행정통합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대전·충남의 성장 동력이나 정책 효율성과 관련해 놓치지 말아야 할 의제들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 특별법의 재정 특례와 자치권 확대 조항은 보완이 요구된다. 재정 지원 근거가 미약하다고 계속 지적했던 통합 특별법을 차분히 들춰볼 필요가 있다. 주목할 것은 전남·광주가 한 해 예산만 25조 원으로, 서울과 경기에 이어 전국 3위 수준의 재정 규모를 갖게 된다는 사실이다. 통합의 실익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과 주민 공감대 형성은 중요한 요소다. '언제' 이상으로 주민투표를 포함한 '어떻게'라는 방법론에 집중해야 한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를 가동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