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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거북이, 고양이, 낙타, 새우… 당신의 자세는 어떤 동물인가요?

언어 속에 숨은 동물들-자세 하나로 보는 세계 문화 차이

황미란 기자

황미란 기자

  • 승인 2026-07-01 09:24

신문게재 2026-07-02 9면

스마트폰을 오래 보다 보면 어느새 목이 앞으로 쭉 빠져 있다. 이런 자세를 한국에서는 '거북목'이라고 부른다. 목이 앞으로 빠진 모습을 거북이에 빗댄 표현으로, 현대인의 생활 방식을 잘 담아낸 말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같은 자세를 어떤 동물로 표현할까?

일본에서 자란 나에게 '네코제(猫背·고양이 등)'는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들어온 말이다. 등을 둥글게 구부린 모습이 고양이 자세와 닮았다는 데서 나온 표현으로, 요즘은 '스마호네코제(スマホ猫背·스마트폰 고양이 등)'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독일어에도 같은 뜻의 '카첸부켈(Katzenbuckel)'이 있어,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도 같은 동물을 떠올렸다는 점이 흥미롭다. 중국은 낙타 등을 뜻하는 '퉈베이(驼背)'로, 낙타의 혹처럼 등이 볼록하게 솟은 모습에서 나온 표현이다. 영어권에서는 동물 표현 대신 '슬라우칭 포스처(slouching posture)'나 '헌치드 백(hunched back)'을 주로 쓰지만, IT 커뮤니티에서는 '슈림프 포스처(shrimp posture·새우 자세)'라는 말도 쓰인다. 한국어에도 '새우등'이 있으니, 멀리 떨어진 두 문화가 우연히 같은 동물을 떠올린 셈이다.

거북이부터 새우까지, 구부정한 자세 하나에 이토록 다양한 동물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자세는 어떤 동물을 닮아 있는가? 혹시 거북이나 고양이가 되어 있다면, 잠시 기지개를 켜며 몸을 시원하게 펴보길 권한다.

아지마미쿠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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