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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철 변호사 |
같은 날, 서울에서는 국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그날 통과된 법안 가운데 하나가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이었다. 히말라야에서 빙하가 무너져 내리던 바로 그날, 우리 국회는 2031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처음으로 법률에 새겨 넣었다.
이 개정의 출발점에는 한 소송이 있었다. 2020년 3월, 청소년들이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자신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보다 앞선 2018년에 시작된 청소년기후행동의 아이들이었고, 뒤이어 시민들이 합류했다. 이 소송을 이끈 변호사는 이를 '우리 아들, 딸들이 엄마, 아빠 모두에게 자신들의 미래를 구해 달라고 호소하는 소송'이라고 칭했다.
2024년 8월 29일, 헌법재판소는 병합된 네 사건에 대하여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의 헌법불합치를 선고했다. 법이 2030년의 감축 목표만 정해 놓고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목표는 정량적 수준을 어떤 형태로도 제시하지 않은 것은,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저버려 미래세대의 환경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기후위기를 '위험상황'이라는 헌법적 사실로 인정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국가의 헌법적 의무로 선언한, 아시아 최초의 기후소송 승소 판결이었다.
헌재가 정한 입법개선 시한은 2026년 2월 28일이었다. 국회는 그 시한을 지키지 못했고, 문제의 조항은 효력을 잃은 채 반년의 입법 공백이 이어졌다. 시민 공론조사에서 참여자의 약 78퍼센트가 감축을 앞당기는 조기감축 경로를 택했지만, 여야의 공방 끝에 8월 26일 통과된 개정법은 2035년 53~61퍼센트 감축을 비롯한 범위형 목표를 두면서도 그 하한을 완만한 선형 경로에 묶었다. 감축의 부담을 미래로 미루지 말라던 헌재 결정의 취지에 비추어 아쉬움이 남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래도 2050년 탄소중립까지의 중간 이정표가 처음으로 법률에 새겨졌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탄소중립이란 거창한 말이 아니다. 내뿜는 온실가스와 거두어들이는 온실가스의 양을 맞추어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자는 것, 말하자면 지구와의 이산화탄소 수지타산을 맞추자는 약속이다. 그렇다면 개인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분리수거와 텀블러가 먼저 떠오르지만, 전체 배출량에서 폐기물 부문이 차지하는 몫은 2퍼센트 남짓에 불과하다. 배출의 3분의 2는 전력과 산업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개인의 실천도 두 가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하나는 일상이다. 안 쓰는 플러그를 뽑고, 냉난방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대중교통을 타고, 물건을 사기 전에 꼭 필요한지 한 번 더 생각하는 일. 다른 하나는 투표권을 가진 '시민'으로서의 역할이다. 전력과 산업의 배출을 줄이는 것은 결국 법과 제도의 문제이므로 감축 목표가 제대로 세워지고 이행되는지 지켜보고, 공론의 자리에 참여하고, 정책에 따라 투표로 답하는 일이다. 앞의 기후소송이 증명했듯, 평범한 시민들의 서명 한 줄이 헌법재판소를 움직이고 국회를 움직였다.
'엄마, 아빠에게 자신들의 미래를 구해 달라'고 호소하는 아이들에게 이제 어른들이 답해야 한다. 우리 자녀들이 어른이 되어 마주할 지구의 온도는, 지금 우리가 켜고 끄는 스위치와 우리가 던지는 한 표에 달려 있다. 맑은 날에도 홍수가 날 수 있다. 그러나 부족한 법을 고치는 일도, 오늘의 작은 불편을 견디는 일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히말라야의 빙하가 무너지던 날 태어난 그 법이 미완의 숙제로 남지 않도록 지켜보는 것. 그것이 다음 세대의 호소에 우리가 건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답일 것이다.
/신동철 법무법인 유앤아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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