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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능 못하는 온누리·지역화폐… 소비 ‘쏠림’ 해소해야

온누리 지역·가맹점별 편중… 약국·의원에 수백억 몰려
지역화폐도 특정 업종 집중… 골목상권 지원책 재설계 필요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 승인 2026-09-29 16:45

신문게재 2026-09-30 1면

온누리상품권과 지역화폐가 특정 지역과 고수익 업종에 결제가 편중되면서 영세 상인 지원이라는 본래의 정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의 특정 약국과 의원 등에 결제가 몰리는 등 혜택의 불균형이 심화됨에 따라 정부는 가맹 제한 업종을 확대하는 등 제도적 허점 보완에 착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단순한 발행 확대보다는 소비가 소외된 지역과 영세 상권으로 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정교한 사용처 관리와 인센티브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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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상품권에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고 있지만 정작 취지와 달리 사용처가 특정 업종에 편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발행액과 가맹점은 늘었지만 지역별 이용 격차가 크고 일부 점포에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결제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역화폐에서도 비슷한 한계가 확인된 만큼 할인율과 발행 규모를 늘리기보다 소비가 고르게 돌아갈 수 있도록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29일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온누리상품권 결제액은 3조 42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에서 7691억 원, 전남·광주에서 7414억 원이 사용됐다. 두 지역이 전체 결제액의 44%를 차지했다.

단순한 지역 격차만의 문제도 아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결제액 1위와 2위가 서울의 약국과 의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260억 원과 102억 원이 결제됐다. 두 곳은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비교적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을 탄 곳이다. 주류 판매 비중이 높은 마트 3곳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온누리상품권의 외연을 넓히는 과정에서 정작 '누구를 지원할 것인가'라는 정책의 경계가 흐려진 대목이다. 골목형 상점가 지정 확대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빠르게 늘었지만, 소비가 특정 점포에 집중되면 영세 상인의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재정 투입의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지난 6월 병·의원 등을 가맹 제한 업종에 추가하고 연 매출 30억 원 초과 사업자의 신규 가입을 막은 것도 이런 허점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비슷한 숙제는 지역화폐에서도 확인된다.

지역화폐 역시 소비를 지역 안에 묶어두는 것만으로 골목상권 활성화를 담보하기는 어렵다. 민선 7기 온통대전은 2021년 6월 기준 사용액의 68.3%가 서구·유성구에 집중됐고, 동구·대덕구는 16.3%에 그쳤다. 업종별로도 일반음식점뿐 아니라 의료기관·제약 17.5%, 학원 15.2% 등 생활비 성격의 지출 비중이 높았다. 결국 소비 기반이 큰 지역과 업종이 혜택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역화폐가 다시 운영되는 만큼 단순한 역외 소비 방지를 넘어, 소비가 영세 상권과 지역 곳곳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사용처와 인센티브를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누리상품권을 둘러싼 제도 손질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이소영 중기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명절마다 시행되는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의 목적과 운영 방식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 시장과 품목에 혜택이 한정되면서 같은 시장 안에서도 소외되는 점포가 발생하는 만큼 대상 확대뿐 아니라 사업 구조 자체를 다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경제계 한 전문가는 "상품권을 많이 발행하고 사용처를 늘리는 것만으로 정책 효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실제 소비가 어떤 업종과 점포에 집중되는지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영세 상인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가맹 기준과 인센티브 구조를 함께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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