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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책] 화학안전 제도 현장에서 작동하나…한강청, 기업 애로 직접 청취 후속과제 남아

화학안전, 서류에서 현장으로…한강청·기업 경영진 제도 개선 논의

이인국 기자

이인국 기자

  • 승인 2026-09-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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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강유역환경청에서 수도권 화학안전공동체 경영진 간담회 개최 (사진=한강환경유역청 제공)
화학사고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관리 방식이 사고가 난 뒤 대응하는 체계에서 사업장 스스로 위험을 찾아 사전에 낮추는 예방관리로 업무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환경부는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의 위험성을 사전에 관리하기 위해 2021년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 제도를 시행했다.

기존 장외영향평가와 위해관리계획을 통합해 사업장이 사고 가능성과 영향 범위를 분석하고 대응계획을 마련하도록 한 제도다. 제도 통합으로 두 제도를 모두 이행해야 했던 기업의 제출서류는 약 47% 줄고 처리기간도 60일에서 30일로 단축됐다.

제도의 방향은 사고 발생 이후의 수습보다 사고 이전에 위험을 찾아내는 것에 맞춰져 있다. 사업장이 자체적으로 작성한 예방관리계획을 전문기관이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서면·현장 점검을 통해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고, 인근 주민에게 화학물질의 위험성과 영향범위, 대피요령 등을 알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 수도권 기업 현장에서 나온 질문

이 같은 정책 흐름 속에서 한강유역환경청이 29일 수도권 화학물질 취급기업 경영진과 마주 앉았다.

이날 한강청사 3층 대강당에서 '2026년 화학안전공동체 경영진 간담회'를 열고, 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관리 애로사항과 제도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



화학안전공동체는 지리적으로 인접한 기업들이 화학사고 예방과 공동 대응을 위해 협력하는 체계를 갖추고, 안전관리 역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기업·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해 안전관리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고 대응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지방환경청에서도 이 같은 대·중소기업 협력체계를 화학사고 예방 수단으로 운영해 왔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공동체 대표 사업장인 LG디스플레이㈜가 그동안의 운영성과와 올해 추진계획을 소개했다. 하지만 관심은 기업별 활동실적보다 이후 진행된 자유토론에 모였다.

기업 경영진들은 실제 화학물질을 취급하면서 겪는 현장의 어려움과 행정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제시했다. 화학안전 기준을 사업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와 함께 현장에 맞는 제도 운영의 필요성도 논의됐다.

■ 중소기업 안전역량 정책 대상

환경부가 화학안전 정책에서 기업의 현장 의견을 중요하게 다루는 이유는 모든 사업장이 같은 수준의 안전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시설 노후화와 비용 부담 등이 안전관리의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환경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후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개선 비용을 지원하고, 안전관리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지원과 컨설팅도 진행해 왔다.

2022년 화학안전 사업장 조성 지원사업의 경우 총 80억원을 투입해 시설개선 비용의 70%를 국고로 지원하고 약 270개 사업장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지원 대상에는 누출감지기와 방류벽 설치, 노후 저장시설·배관 교체 등이 포함됐다.

2023년에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서 작성 지원, 취약시설 현장 맞춤형 안전교육, 노후산단 안전진단 등도 추진됐다.

환경부가 제시한 정책 방향도 점검과 단속에만 머물지 않는다. 2023년 업무계획에서는 중소기업 취급시설 개선과 안전진단, 지역 비상대응체계 구축 등을 함께 추진하고 화학사고 원인 분석을 위한 공정분석·누출량 산정·3차원 시뮬레이션 등 과학적 분석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 제도와 현장 사이 간극 줄이는 계기 될까

이번 간담회가 주목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화학사고 예방정책은 이미 사고 위험을 사전에 분석하고 사업장 자체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동시에 정부는 중소기업의 시설 개선과 기술지원 등을 통해 기업이 제도를 실제 현장에서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결국 남은 과제는 제도가 만들어낸 안전기준과 사업장 현실 사이의 간극을 얼마나 줄이느냐다.

기업 입장에서는 규정 준수에 필요한 절차와 비용이 현실적인지, 행정기관 입장에서는 현장의 자율관리 수준이 실제 사고 예방으로 이어지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한강청은 이날 기업들이 제시한 의견을 향후 화학안전 정책과 사업장 관리 과정에 반영하고, 화학안전공동체를 통한 기업 간 정보 공유와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화학안전 정책의 성패는 결국 제도의 숫자보다 사업장 현장에서 위험요인이 실제로 줄어드는지에 달려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기업들의 요구가 향후 제도 개선과 현장 안전관리 변화로 어떻게 이어질지가 후속 과제로 남았다. 하남=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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