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도박은 금전적 손실을 넘어 정신건강과 대인관계 등 일상 전반에 복합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으며,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책임을 회피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한 범죄나 치료 후 재발 문제가 심각한 만큼, 이를 단순한 투자 실패가 아닌 중독 문제로 인식하고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전문가들은 도박 문제로부터 온전히 회복하기 위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지속적인 상담과 전문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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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권 최근 6개월간 도박 시 사용한 타인 명의 대상. (그래픽=이혜린 기자) |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2025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5년 3월부터 8월까지 도박을 경험한 충청권 청소년의 도박 관련 문제 유형은 정신건강 문제가 32.1%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제적 문제 26.0%, 신체건강 문제 25.3%, 일상생활 문제 22.4%, 학업·진로 문제 16.2%, 가족 문제 11.0%, 교우관계 문제 7.1% 순이었다.
대전충남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에 따르면 도박으로 상담을 받는 이들은 한 가지 어려움만 겪는 경우보다 여러 문제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감당하기 어려운 빚과 함께 무기력감이나 우울 증상을 겪고, 일상생활과 대인관계에도 차질을 빚는다는 설명이다.
실제 사례로 중학교 1학년 A군은 도박으로 1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교에서 친구들의 가방을 뒤져 돈을 훔치기도 했다.
A군은 스스로 도박을 그만두고 싶어 했지만 행동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가족의 권유로 정신과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퇴원 후 휴대전화를 돌려받자 다시 도박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인의 명의를 빌려 도박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B군은 친구의 계정과 통장을 사용해 도박을 하고, 수익이 나면 해당 친구에게 약 10%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도박을 반복했다. B군은 자신의 명의로 도박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에 적발되지 않을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해졌다.
조사에서도 타인 명의를 사용한 도박 경험이 확인됐다. 충청권에서 최근 6개월간 도박할 때 타인 명의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32.6%였다. 사용한 명의는 친구 또는 선후배가 34.6%로 가장 많았고, 친인척 23.0%, 부모 20.6%가 뒤를 이었다.
타인 명의로 도박을 하는 과정에서 계정이나 통장을 제공한 주변 사람들까지 도박에 가담하게 될 수 있다. 금전적 피해와 책임을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져 가족·교우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센터는 도박 문제를 인지한 초기부터 도움을 요청하고, 가족도 상담과 교육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박으로 손실을 입어도 이를 중독 문제보다 단순한 투자 실패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어 상담과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승희 대전충남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장은 "가족이 먼저 상담을 받아 당사자를 어떻게 도울지 배우고 실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박 문제에서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일회성 상담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상담과 치료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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