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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퐁피두 분관 건립 중단…라 스칼라 초청도 보류

이기대 환경 훼손·재정 부담 고려
오페라하우스 2028년 개관 예정
기존 미술관 역량·지역 예술계 투자

김성욱 기자

김성욱 기자

  • 승인 2026-10-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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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부산시장이 14일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문화분야 주요 현안 브리핑을 열고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 중단과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 보류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성욱 기자)
부산시가 이기대에 추진해 온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을 중단하고,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도 현 계획대로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두 사업 모두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검토한 끝에 내린 결정으로, 대규모 해외 문화시설 유치보다 지역 예술계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방침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14일 오전 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문화분야 주요 현안 브리핑을 열고 두 사업의 재검토 결과와 향후 문화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결정에는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문화적 성과와 공공성, 장기적인 재정 부담, 행정의 책임성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퐁피두센터 부산분관은 이기대의 자연환경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막대한 건립·운영 비용, 계약 조건의 공공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시는 시의원 2명이 공동단장을 맡고 시민단체와 전문기관 추천 인사 등이 참여한 18명 규모의 정책점검단을 구성했다. 점검단은 지난 8월 세 차례 회의에서 사업계획과 협의 내용을 살펴보고 이기대 현장을 확인한 뒤 최종 의견서를 제출했다.

검토 과정에서는 세계적 미술관 유치에 따른 문화·관광 효과를 기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입지의 적절성과 재정 부담을 다시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부산시 문화협력위원회에서도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업계획 수립 용역에서 제시된 건립비는 약 1100억 원, 연간 운영비는 약 125억 원이다. 시는 계약에서 부산의 권리와 공공성을 충분히 보장하기 어렵고, 장기간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석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지역 미술계와의 연계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도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해외 미술관의 전시를 들여오는 것과 별개로 부산 작가들의 활동 기회를 넓힐 계획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부산시는 분관 건립 대신 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의 전시·연구·소장 기능을 높이고 해외 미술관과의 교류를 늘릴 방침이다. 북항에는 지역 예술인들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복합문화전시공간을 전액 국비로 마련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연면적 약 5000㎡ 가운데 약 3000㎡를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으로 추진했던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도 현재 계획대로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초청 찬성이 75%였지만,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38.1%로 큰 비용을 들이더라도 공연을 진행해야 한다는 응답 36.9%보다 많았다.

당초 시는 공연 사업비 100억 원 가운데 40~50%를 기업 기부와 협찬으로 마련하려 했다. 그러나 예산 편성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시점까지 목표한 규모의 재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지역 예술인의 참여와 교육, 제작 경험을 축적할 협력 방안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시는 초청공연을 성사시키는 것보다 공연장 시설과 운영체계를 완성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7년 상반기 시설 안전성과 성능을 확인하고 하반기 시험 공연을 진행한 뒤 2028년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시는 개관 전까지 무대 설비와 음향 등을 살피고 공연 제작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개관 프로그램을 준비하기로 했다. 오페라하우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라 스칼라를 비롯한 해외 유수 공연단체 초청을 다시 검토할 방침이다.

전 시장은 이번 결정이 부산 문화정책의 방향을 시민과 함께 다시 정하는 과정이었다며, 지역 예술인이 성장하고 시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부산=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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