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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권 지폐에 그려진 ‘일월오봉’의 의미

[주역과세상]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와 홍역(洪易)사상

이응국 주역학자·홍역사상연구소장

이응국 주역학자·홍역사상연구소장

  • 승인 2010-10-13 14:17

신문게재 2010-10-14 21면

만원권 지폐를 보면 세종대왕 모습과 함께 일월오봉도<그림>가 그려져 있다.

전게(前揭)한 글에 '천보구여(天保九如)'에 대한 글을 실었던 바, 『시경』의 '천보'장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 '일월오봉도'다.

과거 조선의 왕은 일월오봉의 병풍 앞에 앉아서 정사(政事)를 보았다. 대궐 안에서는 물론이고 대외 행사시에도 꼭 이 병풍을 쳤으니 이 '일월오봉'은 국왕 혹은 나라의 상징이었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볼 수 없는 우리만의 의례였다.

푸른 하늘에 붉은 태양과 하얀 달이 동서(東西)로 두둥실 떠 있고, 다섯 개의 산봉우리가 의연히 서있으니 천지(天地)가 위(位)을 정한 모습이요, 계곡물이 흘러 바다를 이루고 적송(赤松)이 무성하게 서 있으니 천지 사이에 만물이 자리잡은 뜻이다. 왕(王)은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를 통한 자니, 병풍 앞에 임금이 앉아 있음으로 그야말로 '왕(王)'자 형상이라 한다. 일리 있는 말이다.

『주역』의 글에 “성인은 남면해서 천하의 소리를 듣는다[聖人 南面而聽天下]”하였다. 임금은 남쪽을 향해 앉는 법이고, 임금을 기준해서 좌측의 동쪽은 해가 솟는 곳이고, 우측의 서쪽은 달이 뜨는 곳이므로 동서로 해와 달을 묘사했다.

산은 만물이 시작하고 마치는 곳! 근원처에서 계곡물은 흘러 내를 이루고 바다를 이루고 있다. '천보'장에서 말하는 “산과 같고 언덕과 같으며[如山如阜], 산등성이와 같고 구릉과 같으며[如岡如陵], 냇물이 막 이르는 것과 같아[如川之方至] 불어나지 않음이 없다”는 말과 같다.

“달이 초승달과 같으며[如月之恒], 해가 떠오름과 같다[如日之升]”하니 해와 달이 동서에 떠 있음이며, “남산의 장수함과 같아[如南山之壽] 이지러지지도 무너지지도 않으며, 송백의 무성함과 같아[如松柏之茂] 그대를 계승하지 않음이 없다”하니 좌우에 무성한 적송(赤松)이 세워져 있음이다.

'수여산(壽如山) 복여해(福如海)'라 할까? 높은 산과 같이 만수무강하기를 기약하고, 백천(百川)이 이르는 바다와 같이 복록이 무궁하기를 찬양한 그림이다. 아홉 곳을 말했기에 '구여(九如)'라 했다.

국왕의 수복을 기리는 글이기도 하고, 나라의 만세보전을 염원하는 글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필자는 다른 관점에서 일월오봉도를 살펴보고 싶다.

일월은 음양이요 다섯 봉우리는 오행의 뜻이다. 고대 동양의 문헌 중에서 『주역』과 『서경』에 나오는 '홍범(洪範)'편이 있다. 주역은 음양학으로 천도 자연의 이치를 설명한 것이고, 홍범은 오행으로 인사의 당연함을 설명한 글이다.

홍범을 정치서(政治書)라고도 한다. 주역과 홍범을 합해서 홍역(洪易)이라 하고 음양과 오행학이므로 '이오지학(二五之學)'이라 부르기도 한다. 동양의 서적중 가장 근원이 깊은 책이다. 근원이 깊을수록 세(勢)가 장대한 법, 홍역(洪易)사상은 세상을 다스릴 수 있는 만세의 법전으로 삼을 수 있기에 조선왕조는 홍역사상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것이다. /주역학자·홍역사상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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