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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향토 시외버스마저 사모펀드 손에…터미널 사업자도 '경영난'

금남·중부고속 지난달 사모펀드 인수
경영개선 기대 외에 자산매각 우려도
승객업 경영난 터미널업계 확산 "대책을"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3-12-03 15:45

신문게재 2023-12-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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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외고속버스 향토기업인 금남고속과 중부고속 최근 사모펀든에 인수됐다. 사진은 금남고속이 대전 서구 월평동에 운영 중인 차고지 모습.  (사진=임병안 기자)
충남을 연고로 대전에 본사를 둔 마지막 향토 시외·고속버스사가 결국 사모펀드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또 대전복합터미널과 서남부터미널 등의 터미널 운영사들도 코로나19 이후 이용자가 늘어나지 않아 경영난을 겪는 중으로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3일 버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금남고속과 중부고속이 각각 두 개의 사모투자펀드(PEF) 합작 법인에 매각되어 전문경영인 체제로 변경됐다. 이들 두 고속버스 회사에 기존 경영진은 물러났고, 버스를 직접 운전해 손님을 운송한 운전기사 여러 명도 계약해지 된 것으로 전해진다. 금남고속은 1965년 55대 버스로 운행을 시작해 충남에 연고를 두고 대전에 본사를 둔 지역을 대표하는 시외버스 회사였다. 중부고속 역시 1962년 신진여객으로 버스업을 시작해 1985년 금남여객에 인수되어 최근까지 충남에 연고를 두고 대전과 세종, 천안, 금산에서 금남고속과 파트너를 이뤄 서울남부와 인천공항, 마산·창원 등을 운행하며 시민들의 발이 되었다. 금남고속에서 경험을 쌓은 이들이 금남교통, 한일버스, 국민버스, 동건운수 등을 출범시켜 지금의 대전 시내버스 체계를 만드는 모태가 되기도 했다. 금남·중부고속이 매각되면서 충남에 연고를 둔 충남·한양·삼흥 등 5개의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자 중 일부는 경기도 기업에 인수됐고, 나머지 모두 사모펀드가 경영하면서 향토 색깔을 잃게 됐다.



사모펀드 인수 이후 금남·중부고속이 운행하던 노선에 감축이나 조정 등의 변화는 일단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번 기회에 영세한 경영에서 벗어나 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수익률을 앞세운 경영 과정에서 이들 고속버스 회사가 보유한 충남 시·군의 터미널과 차고지 부지에 대한 매각 시도나 차량 감축에 따른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경영난 끝에 사모펀드에 인수된 사례처럼 대전·충남의 터미널에 코로나19 이후 이용자가 회복되지 않아 터미널 사업자들에게서도 위기감이 확대되고 있다.

2019년 대전복합터미널에 하루 9500명씩 이용하던 것이 2020년 4900명까지 떨어지고 2022년 말 8600여 명으로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 유성시외버스정류소의 경우 같은 기간 하루 3300명에서 1900명으로 떨어진 뒤 지난해 말 2230명 수준에 머물렀고, 서남부시외버스터미널은 2019년 475명에서 2020년 240명 그리고 지난해 199명으로 확연히 쇠퇴하고 있다.

지역 버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자가용 이용자가 크게 늘었고 충남 시군에 인구가 감소하면서 지역간 이동 수요도 대폭 감소했다"며 "예전에 시간 단위로 운행하던 노선에 지금은 하루에 두 대 뿐이거나 아예 폐쇄되어 이용객들은 불편하고, 버스회사나 터미널 운영사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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