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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 기관장 선임 지연 여전… 연구현장 볼멘소리 잇따라

임효인 기자

임효인 기자

  • 승인 2023-12-03 15:45
  • 수정 2024-02-06 11:43

신문게재 2023-12-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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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의 기관장 선임 지연이 반복되고 있다. 기관의 주요 사항을 결정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현장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정부 과학기술분야 25개 출연연 중 4개 출연연의 원장 선임이 진행 중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을 비롯해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핵융합연)신임 원장 공고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재료연구원(재료연)은 11월 27일 열린 이사회서 원장의 연임이 좌절되면서 앞으로 새로운 원장 선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원장 선임 중인 기관 중 가장 오래된 곳은 표준연이다. 박현민 원장이 기관평가 결과 '우수'에도 연임에 고배를 마시며 차기 원장을 모집하고 있지만 수개월째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다. 5월 2일 원장 초빙 공고 이후 26일 3배수 후보를 추렸지만 9월 7일 열린 이사회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자가 없어 재공모가 진행됐다.

9월 13일 두 번째 원장 초빙 공고 후 10월 18일 3배수까지 진행된 상태로 최종 선임 결과는 아직이다. 당초 박 원장의 임기는 2월 23일로 임기 종료 후 10개월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KIST도 윤석진 원장이 연임에 실패하면서 새 원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이다. 7월 25일 공고 이후 9월 18일 이사회서 후보자 3인이 정해졌지만 11월 27일 열린 이사회서 한 명을 추리지 못해 재공모가 진행될 예정이다.

기관평가 결과 '우수' 이상이면 연임 자격이 주어진다. 기관 운영의 연속성을 위해 원장 임기 연장이 필요하다는 과학기술계 의견에 따른 것으로 2021년부터 기준이 완화됐다. 그러나 2021년 8월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의 연임 결정 이후 기관평가에서 '우수' 또는 '매우 우수'를 받은 기관장들 전부 연임은 좌절됐다.

기계연은 박상진 원장 임기가 끝난 4월부터 두 차례 원장 초빙 공고를 냈다. 8월 9일 열린 이사회서 선임이 불발되면서 9월 19일 원장 초빙 공고 후 10월 31일 원장후보자심사위원회서 3배수를 추린 상태다.

과학기술계는 잇따른 선임 지연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임기 만료된 전임 원장으로는 기관의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 출연연 연구자는 "기관장 임기가 4년이란 말이 있다. 3년 임기 이후 차기 원장이 선임되기까지 1년이 걸리기도 한다"며 "이 기간에는 주요한 결정이 거의 미뤄져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매번 늦어지는 데다 3배수 후보를 정해놓고도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차라리 임명제로 변경해야 한다는 비관적인 의견까지 나온다.

또 다른 출연연 종사자는 "기관장 공모로 3배수 후보까지 추린 상황에서도 적임자가 없다고 재공고하는 사례가 최근 늘고 있다"며 "시간은 시간대로 걸리고 후보자들도 허탈감을 느끼는데 이럴 거면 정부가 임명하지 그러냐"고 지적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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