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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치매 머니' 국가 위탁, 돌봄 강화 계기로

  • 승인 2026-04-22 17:01

신문게재 2026-04-23 19면

치매 환자의 재산, 이른바 '치매 머니'를 국가가 맡아 관리하는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이 22일부터 시행됐다. 판단 능력이 저하된 치매 환자의 재산을 노린 사기와 갈취 등 관련 범죄의 증가는 방치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가 보유한 자산 규모는 154조원(2023년 기준)에 이르고 있다.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사업은 치매 환자 재산을 국민연금공단이 위탁 관리하는 공공신탁 기반의 지원 사업이다.

시범사업은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가 대상이며, 우선 750명 규모로 실시된다. 치매 환자 본인이나 보호자인 가족이 국민연금공단에 신청하면, 상담을 통해 개인별 재정 계획을 세워 신탁계약을 맺게 된다. 현금과 채권 등 현금성 자산을 최대 10억원까지 맡길 수 있고, 계약을 중도 해지할 땐 관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시범 사업을 통해 미비점을 보완, 2028년 전국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치매는 노후의 건강과 재산을 앗아갈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치매 환자의 재산은 범죄의 표적이 되는 동시에 본인 의사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금융 거래가 제한돼 가족들이 병원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 65세 이상 치매 노인들의 재산을 노리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제대로 된 실태 조사는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시범 사업 시행과 함께 정확한 실태 조사에 나설 필요가 있다.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올해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년 뒤 치매 환자는 200만 명, 이들의 자산은 414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파른 고령화 속도에 치매 환자 돌봄 문제는 국가적 과제가 됐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치매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치매 머니' 의 국가 위탁 관리를 치매 환자 돌봄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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