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선제적 물가 안정 기여도가 컸다. 2주 단위로 '상한선'을 두어 시장을 압박하고 소비자 불안을 해소한 것은 유의미한 성과로 꼽을 수 있다. 단기적인 가격 급등을 억제한 것뿐만이 아니다.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발표에 따르면 1차 최고가격제가 소비자물가를 0.4~0.8%p 낮춘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물가 폭등과 소비 위축 우려에 대해 실질적인 안정을 가져다준 셈이다. 물론 이는 일시적인 효과라는 한계가 있다.
에너지는 필수재 성격이 강해 단기 수요탄력성이 낮다. 이 때문에 한시적인 가격 개입 정책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국고 부담 가중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가격이 상한선 이상으로 오를 때 손실을 보는 당사자에 대한 제도 설계가 정교하지 못했던 점도 아쉬웠다. 원유 공급 조달과 수요 관리, 가격 상승 피해 지원이 적절했는지 정책적 검증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본연의 수요 관리 기능을 다 하지 못했다는 지적 또한 겸허히 수용할 대목이다.
최고가격제는 상시적인 시장 안정 제도로는 부적합하다.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29년 만에 시행된 이번 조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초과 수요 발생 등 부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이 우선임에도 정책 순위가 뒤바뀌었다는 비판은 일리가 있다. 가격의 문제를 넘어 공급망 확보가 더 시급한 현안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유가 상승 압력이 상존하는 만큼, 유가 민감 계층에 대한 충격 완화 대책이 절실하다. 최고가격제 시행 여부와 별개로 에너지와 민생 전반을 아우르는 총력 대응 체계는 지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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