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천안지청의 경우 평검사 정원이 30명이지만, 3월 기준 실근무 인원은 12명에 불과하다. 안미현 천안지청 부부장검사는 최근 자신의 SNS에 "수사 검사 1인당 미제는 진즉에 500건을 돌파했고, 매일 쏟아지는 신건(새로운 접수 사건)을 고작 8명이 나눠 가진다"며 천안지청을 '파산지청'이라고 지칭했다. 인력 부족으로 더 이상 사건을 처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자조 섞인 발언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전국 검찰청 검사 한 명당 평균 미제 사건 수는 2024년 12월 73.4건에서 지난해 11월 135건으로 1.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검사 한 명이 담당하는 '사건 처리 3개월 초과 미제 사건'은 10.6건에서 30.5건으로 폭증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175명의 검사가 사직했는데 올해 벌써 70명 가깝게 퇴직했다고 한다. 검사의 줄사표가 또 다른 사표를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대전지검이 올해 1분기(1~3월) 대전지법에 기소한 형사 사건은 2948건으로, 2024년 1분기 4217건보다 43%나 줄었다. 갑자기 범죄가 준 것이 아니라 미제 사건이 많아진 것이다. 검찰개혁이라는 화려한 수사 뒤에 드리운 '짙은 그늘'이다. 경찰에 수사권이 집중되면 상당 기간 미제사건 증가 등 사건 적체는 더욱 심할 것이다. 국가 수사 역량의 퇴행을 막을 정부의 정교한 후속 대책이 없으면 피해자는 고통받고, 범죄자만 살판 나는 세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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