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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래기금', 지방재정 악화 초래 안 된다

  • 승인 2026-09-15 16:57

신문게재 2026-09-16 19면

이재명 정부가 내년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하면서 지방 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미래대응기금이 아니라 지방소멸기금이 아니냐"는 격한 반응도 나온다. 반발의 배경에는 미래대응기금 신설에 따라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데 있다. 정부 개편안은 내국세에서 미래대응기금 적립액을 제외한 뒤 남은 금액을 지방교부세로 배분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현행 지방교부세법은 정부가 거둔 내국세의 법정률인 19.24%를 지방교부세로 배정하지만, 개편안은 내국세에서 미래대응기금 적립액을 제외한 남은 금액의 19.24%를 배분하도록 했다. 기존 산식을 적용했을 때와 비교하면 지방교부세 재원은 30조5000억원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기금 가운데 15조3000억원을 지방 계정에 사용한다는 방침이지만, 지자체가 용도를 결정할 수 있는 자주재원인 지방교부세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전국 각 지자체는 기금 대부분이 사업 목적과 방식이 정해져 지방의 재정 자율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지방계정을 통한 예산 지원이 지자체 줄 세우기 수단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방교부세 개편을 가정해 분석한 결과 교부세 감소분은 대전 5000억원, 세종 1000억원, 충남 2조6000억원, 충북 1조9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문제는 반도체 활황을 전제로 설계된 미래대응기금의 지속 가능성이다. 반도체 활황이 끝나 국세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 기금 고갈로 지방 재정 운용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지자체 자주재원을 줄여 미래대응기금 지방계정을 통해 예산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정부가 수시로 외치는 재정분권 등 지방자치 발전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다. 각 시·도 단체장이 정파를 떠나 정부의 교부세 개편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재정분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부세 개편안을 재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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