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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경기도 장애인 평생교육 보조금 관리 사각지대 실효성 도마

도·시군·도교육청 예산 60억6천300만 원 지원…통합 관리 필요
경기도 교육청 추가 전수조사 예고…회계 점검 넘어 교육과정 검증해야

이인국 기자

이인국 기자

  • 승인 2026-10-19 06:35
경기도교육청 남부신청사 전경(사진=도 교육청 제공)
경기도 교육청 남부 신청사 전경(사진=도 교육청 제공)
경기도 내 장애인 평생교육시설에 올해 60억 원이 넘는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가운데, 보조금 관리·감독의 실효성과 교육 성과 검증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용인 지역의 한 장애인평생교육시설에서 과거 보조금 부적정 사용으로 시정명령과 경고 처분이 내려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행정처분 이후 관리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경기도 교육청은 추가 제보에 따른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종사자 교육과 추가 전수조사를 예고했다. 그러나 점검 당시 별다른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만으로 보조금 집행의 적정성과 교육과정의 질까지 충분히 검증됐다고 볼 수 있는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핵심은 보조금을 지원했는지가 아니다. 공공재정이 적정하게 사용됐는지, 교육기관이 지원 목적에 맞게 운영되는지, 장애인에게 실질적인 교육 효과가 발생하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마련돼 있느냐는 것이다.



■ 60억 원대 예산 관리체계 있나

경기도 자료에 따르면 올해 도와 31개 시군이 편성한 장애인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 사업비는 34억8천900만 원이다. 도비 10억4천670만 원과 시군비 24억4천230만 원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도 교육청이 9월 1일 기준 도내 장애인평생교육시설에 배정한 25억7천400만 원을 합산하면 총 60억6천300만 원 규모다.



용인시의 경우 도내에서 가장 많은 7억200만 원의 관련 사업비를 편성했다. 이 가운데 시비는 4억9천140만 원이다. 경기도 교육청도 용인 지역 시설 7곳에 5억7천200만 원을 배정했다.

두 사업을 단순 합산하면 용인 지역의 관련 예산은 12억7천400만 원에 달한다.

장애인 평생교육은 학력 보완과 직업능력 향상, 기초문해, 문화예술, 시민참여 등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는 공익적 사업이다. 안정적인 시설 운영과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공공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지원 규모가 커질수록 그에 상응하는 관리·감독도 중요해진다.

보조금이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 확인하는 회계 관리뿐 아니라 실제 교육이 계획대로 이뤄졌는지, 교육 대상과 프로 그램이 적절하게 설정됐는지, 지원금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도와 시군, 교육청이 각각 예산을 지원하는 구조에서는 사업별 목적과 지원 대상, 집행 내역, 점검 결과를 연계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관별로 개별 점검을 하더라도 전체적인 운영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면, 특정 시설의 반복적인 문제나 교육 성과의 부진을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예산 지원 주체가 여러 곳이라는 사실만으로 관리에 허점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관리체계의 적정성을 판단하려면 기관별 감독 권한과 점검 실적, 사후조치 내역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 과거 부적정 집행 확인…행정처분 이후 관리는 적절했나

이번 사안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용인 지역의 한 장애인평생교육시설이 과거 보조금 부적정 사용으로 시정명령과 경고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도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당시 교육청은 해당 사안이 보조금 지원 제한이나 시설 운영 정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후 추가 제보가 접수되자 경기도 교육청과 용인시는 해당 시설을 대상으로 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점검 당시 노래교실이 운영되고 있었고, 장애인들이 적정하게 교육받고 있어 문제가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관련 기관 종사자 교육과 추가 전수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확인해야 할 것은 행정처분의 존재 자체보다 처분 이후의 관리 과정이다.

과거 부적정 집행에 대해 어떤 개선 조치가 이뤄졌는지, 시설이 시정명령을 충실히 이행했는지, 동일하거나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또한 추가 제보가 접수된 경위와 점검 범위, 확인 자료, 후속 조치 계획도 검증 대상이다.

현장점검 당시 정상적으로 수업이 진행됐다는 사실은 해당 시점의 운영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과거의 보조금 집행이나 전체 교육과정의 적절성까지 확인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대로 과거 부적정 집행 사례만으로 현재의 모든 교육활동이 부실하다고 단정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결국 필요한 것은 의혹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처분 이후의 개선 여부와 현재의 운영 실태를 확인하는 일이다.

■ 보조금 회계만 점검하면 끝인가…교육의 실질적 성과도 확인해야

보조금 관리의 또 다른 과제는 회계상 적정성과 교육의 질을 구분해 살펴보는 것이다.

보조금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집행됐더라도 교육과정이 장애인의 학습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눈에 띄는 시험 성적이나 자격 취득 실적이 없더라도 교육이 장애인의 생활능력과 사회참여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회계 점검과 교육 성과 평가는 별도의 기준을 갖추되 서로 연계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의 올해 운영 현황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군에서는 총 144개의 장애인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기초학습과 검정고시부터 컴퓨터, 요리, 인공지능(AI) 활용 영상 제작까지 교육과정도 다양하다.

일부 현장에서 노래교실이나 댄스교실 등 문화·여가 프로그램의 비중이 높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문화예술과 여가활동은 장애인 평생교육에서 배제해야 할 영역이 아니다. 장애인의 특성과 교육 목적에 따라 의사소통 능력, 대인관계, 정서적 안정, 사회참여를 높이는 중요한 교육이 될 수 있다.

문제는 프로그램의 종류가 아니라 운영 목적과 실제 효과다.

기초문해 과정은 읽기와 쓰기 능력의 변화, 검정고시 과정은 학습 진도와 응시·합격 실적, 직업교육은 기술 습득과 직업 역량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문화예술 프로그램 역시 참여자의 특성과 교육 목표에 맞춰 성과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모든 시설에 동일한 성과 기준을 적용하기보다는 학습자의 장애 유형과 학습 수준, 교육 목표를 고려한 평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교육 성과를 보조금 지원 규모와 직접 연계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시험 합격률이나 자격증 취득률만을 기준으로 지원을 결정하면 학습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장애인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과 평가는 지원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교육의 질을 개선하고 필요한 지원을 찾아내는 수단이 돼야 한다.

■ 추가 전수조사, 형식적 점검에 그쳐서는 안 된다

경기도 교육청은 관련 기관 종사자 교육과 추가 전수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최소한 다음 사항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첫째, 보조금 집행의 적정성이다. 예산이 사업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 증빙자료와 회계 처리가 적정한지, 기존 행정처분에 따른 시정 조치가 이행됐는지 살펴봐야 한다.

둘째, 교육과정 운영의 적절성이다. 프로그램이 장애인의 특성과 학습 수요를 반영하고 있는지, 교육인력과 시설 운영 여건이 적절한지, 계획된 수업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교육 성과 관리체계다. 교육과정별 목표가 설정돼 있는지, 참여자의 학습 변화와 교육 실적을 기록·평가하는지, 평가 결과를 다음 교육과정에 반영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넷째, 기관 간 관리체계의 실효성이다. 도와 시군, 교육청의 지원 내역과 점검 결과가 적절히 공유되는지, 문제가 확인됐을 때 책임 주체와 후속 조치가 명확한지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반복적인 위반 사항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구분하고, 후속 점검을 통해 시정 조치가 실제로 이행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다만 점검 결과를 공개할 때는 개인정보와 장애인의 민감한 정보, 시설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면서도 공공재정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 지원만큼 중요한 것은 책임 관리

장애인 평생교육은 단순한 복지서비스를 넘어 장애인의 학습권과 자립, 사회참여를 뒷받침하는 공공정책이다. 안정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한 만큼 지원금이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행정의 책임도 중요하다.

용인 지역의 과거 부적정 집행 사례는 특정 시설의 문제로만 다룰 것이 아니라, 행정처분 이후의 관리와 교육과정 검증 체계를 함께 살펴보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물론 현재 확인된 자료만으로 도내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전반의 보조금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문제의 범위와 관리체계의 적정성은 추가 자료와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보조금을 적정하게 집행했다는 사실만으로 교육정책의 성공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60억 원대 예산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일과 장애인의 실질적인 학습권을 보장하는 일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경기도 교육청의 추가 전수조사가 회계 장부와 시설 운영 현황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과정의 적절성과 장애인의 학습 성과까지 점검하는 실효성 있는 조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경기=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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