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자체 중심의 스토리텔링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생활 밀착형 축제가 발달한 반면, 중국은 국경절 등 국가적 기념일을 중심으로 대규모 인원이 이동하는 광역 관광형 축제가 주를 이룹니다.
한국이 K-콘텐츠와 드론쇼 등 현대적 트렌드를 반영한 도심형 행사에 집중한다면, 중국은 압도적인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 대규모 실경 공연과 전통 민속 요소를 결합한 장엄한 연출이 특징입니다.
양국의 10월 축제는 각기 다른 기획 방식과 문화적 역량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통과 역사: 스토리텔링 기반의 '지방자치' vs 중국 국가적 기념일 중심의 '대형 연출'
한국의 10월 역사·전통 축제는 지자체가 주도하는 '스토리텔링'이 핵심이다. 대표적으로 경남 진주의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임진왜란 당시 군사 신호이자 남강을 건너는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던 유등에서 유래했다. 역사적 사실을 현대적 조형물과 빛으로 재해석해 지역 고유의 자산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중국은 국가적 기념일인 10월 1일 '국경절' 황금연휴와 음력 9월 9일 '중양절'을 중심으로 축제가 집중된다. 국경절 기간 전국 주요 역사 도시에서는 국가적 단합을 기원하는 대형 행사와 민속 퍼레이드가 열린다. 또한 중양절을 전후해 높은 곳에 올라 건강을 기원하는 등고(登高) 행사 및 거대한 수공예 등불 전시가 대규모로 펼쳐진다.
▲미식과 특산물: '지역 특산품 맞춤형' vs '광범위한 가을 제철 미식'
먹거리 축제에서도 차이가 선명하다. 한국은 특정 지역의 대표 농·수산물을 앞세운 특화 축제가 주를 이룬다. '횡성한우축제',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 '문경 사과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직거래 장터와 요리 체험, 지역 가수 공연 등을 결합해 도시 소비자를 유치하는 지역 경제 활성화 모델로 자리 잡았다.
중국은 가을철 대표 진미로 꼽히는 민물게(대갑게·大閘蟹)와 국화주 등 가을 제철 식재료를 중심으로 미식 문화가 활성화된다. 상하이나 장쑤성 일대에서는 게 요리 축제가 열리며, 특정 축제장 단위를 넘어 명소나 유명 야시장 전체가 하나의 대형 먹거리 장터로 변모하는 특성을 보인다.
▲현대 문화와 예술: 'K-콘텐츠와의 융합' vs '실경(實景) 산수 공연'
현대적 연출 기법에서도 양국의 매력은 갈린다. 한국은 K-POP, 미디어아트, 드론쇼 등 현대적 트렌드를 적극 흡수한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록페스티벌'처럼 도시의 브랜드를 높이는 국제 문화 행사부터, 한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울세계불꽃축제'까지 도심형 라이프스타일 축제가 강세를 보인다.
중국은 압도적인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 대규모 연출이 돋보인다. 시안, 구이린, 항저우 등 주요 관광지에서는 수백 명의 출연진이 동원되는 대형 '실경(實景) 산수 공연'과 야간 조명쇼가 연일 펼쳐진다. 국경절 연휴 기간 전통 의상인 한푸(漢服)를 입고 역사 거리를 거니는 대규모 문화 체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축제 문화: '주말 생활권 축제' vs '대이동과 휴양' 중국
양국의 축제 문화를 비교해 보면 한국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대중교통과 가까운 인프라를 활용해 주말 동안 다녀오는 '생활 밀착형·체험형' 축제가 발달했다. 차별화된 기획력과 K-컬처 콘텐츠의 결합이 강점이다.
반면 중국은 10월 초 대형 연휴 기간에 맞물려 전국적인 대이동과 함께 소비가 이뤄지는 '광역 관광형' 축제가 중심을 이룬다. 거대한 스케일과 전통 민속 요소를 결합해 장엄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을의 정점에서 열리는 양국의 10월 축제는 단순한 유흥을 넘어 각국의 문화적 역량과 지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미디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혜영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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