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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신상진 성남시장, 시청 광장에서 열린 '2026 성남시 반려동물 페스티벌' 개막식 참석 (사진=성남시 제공) |
그동안 동물 보호와 관리에 머물렀던 행정이 의료비 부담, 돌봄 공백, 안전사고 예방,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갈등 조정까지 포괄하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확대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성남시가 분당 지역 시립동물병원 조성과 율동공원 반려견 놀이터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변화와 맞닿아 있다. 다만 시설 확충만으로 시민들이 겪는 양육 부담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의료와 돌봄, 안전, 공동체 공존을 연결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신상진 시장은 지난달 31일 성남시청 광장에서 열린 '2026 성남시 반려동물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수정구 시립동물병원에 이어 분당 지역에도 공공 동물의료시설을 조성하고, 율동공원 반려견 놀이터의 노후 시설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 동물복지 진료시설 확충에서 의료비 부담 완화로
반려동물 양육 과정에서 견주가 체감하는 부담 중 하나는 의료비다. 예방접종과 건강검진부터 질병 치료와 수술까지 지속적인 지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시립동물병원 확충은 민간 의료기관 중심의 진료체계에서 공공의 역할을 넓힌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병원을 추가로 조성하는 것과 시민의 의료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기본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지원, 취약계층 진료비 보조, 노령견 건강관리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분당 시립동물병원의 입지와 진료 범위, 이용료, 운영 규모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 견주복지: 돌봄 공백과 경제적 부담 해소
반려동물 정책은 동물의 건강뿐 아니라 양육자의 생활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
견주가 갑자기 입원하거나 장기간 외출해야 할 경우 반려동물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1인 가구와 고령층은 돌봄 공백에 취약할 수 있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긴급 위탁돌봄과 단기 보호서비스, 유실·유기 예방 상담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 양육 포기가 발생하기 전에 공공서비스가 개입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 시민안전 놀이시설 확충과 사고 예방 병행
율동공원 반려견 놀이터 정비는 반려동물의 운동 공간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견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특정 공원의 시설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 집 가까이에서 안전하게 산책하고 반려견이 뛰어놀 수 있는 생활권 시설이다.
수정·중원·분당 권역별 놀이공간 확충과 함께 소형견·대형견 이용 공간 분리, 울타리와 출입시설 개선, 음수대와 그늘막 설치 등이 필요하다.
목줄 미착용과 반려견 간 충돌, 유실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교육과 현장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시설을 늘리는 것만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 공동체 공존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생활갈등 해소
반려동물 정책은 견주만을 위한 행정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공동주택의 소음, 공공장소 배설물 방치, 목줄 미착용 등은 비반려인과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견 행동교정과 사회화 교육, 공동주택 대상 갈등 예방 프로그램, 공원 내 펫티켓 계도 등을 정책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
반려인의 책임 있는 양육문화를 정착시키는 동시에 비반려인의 생활환경도 보호해야 한다.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를 만들려면 양측의 권리와 책임을 조정하는 행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시는 지난달 31일 열린 반려동물 페스티벌에 시민 3천여 명이 참여했다. 행사장에서는 반려견 건강달리기와 경연대회, 수의사·훈련사 등이 참여한 토크콘서트, 클래식 공연 등과 함께 반려견 놀이터와 장애물 체험장, 사진관, 수제 간식·장난감 만들기 등 37개 부스도 운영됐다.
축제가 반려동물 문화 확산과 시민 참여의 장이라면, 공공 동물병원과 놀이터는 일상에서 이용하는 생활 인프라다. 두 사업이 실질적인 정책 성과로 이어지려면 기존 시설의 이용 실적과 시민 수요를 분석하고, 신규 사업의 예산과 운영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
특히 수정구 시립동물병원의 진료 실적과 이용료, 취약계층 지원 현황을 공개하고 분당 지역 시설의 구체적인 추진 일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 정책의 성과는 축제 참여 인원이나 시설 개수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동물의 의료 접근성을 얼마나 높였는지, 견주의 경제적·돌봄 부담을 얼마나 줄였는지,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갈등을 얼마나 예방했는지가 핵심이다.
성남시가 추진한 반려동물 정책이 행사 중심의 문화사업을 넘어 동물복지와 시민 생활복지를 함께 개선하는 공공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성남=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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