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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복지재단, 불법 사금융 피해지원 (사진=경기복지재단 제공) |
불법 대출과 부당한 추심을 중단시키더라도 협박과 심리적 불안, 생계 곤란까지 해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금융 피해를 복지와 정신건강 문제로 연결해 살펴야 한다는 정책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경기복지재단이 올해 1~9월 집계한 지원 실적은 경제적 구제와 추가 피해 차단 측면에서 일정한 성과를 보여준다. 피해도민 967명이 상담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405명은 집중 지원 대상으로 관리됐다.
재단이 직접 개입한 채무는 2,679건이며, 이 중 2,673건이 종결돼 처리율은 99.8%를 기록했다. 피해자가 부당하게 지급한 금액 1억7,000만원의 반환을 지원했고, 불법 상환 요구 중단 등을 통해 46억6,000만원의 추가 피해를 예방했다고 재단은 밝혔다. 경제적 지원 효과는 총 48억3,000만원으로 산정됐다.
그러나 채무 종결률만으로 피해 회복 수준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불법사금융은 단순한 금전 거래가 아니라 고금리 대출과 불법 추심, 협박, 개인정보 악용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는 경우가 많다. 채무관계가 정리된 뒤에도 피해자는 주변에 알려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나 재차 추심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책의 초점도 금융구제에서 위기 대응과 생활 안정으로 넓어지고 있다.
■ 금융 피해가 생명·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지는 현실
경기복지재단은 상담 과정에서 피해자의 심리적 위기 징후를 확인하고 경기도자살예방센터와 연계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9월까지 파악된 자살 위험 관련 사례는 모두 23건이다. 이 가운데 고위험군은 10건으로 비정형 사례 3건이 포함됐으며, 고위험 가능군 12건, 추가 확인 대상은 1건이다. 전문기관에 연계된 사례는 3건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불법사금융 피해가 경제적 손실에 그치지 않고 생명과 안전의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채무 부담이 장기화하거나 추심 과정에서 위협을 경험한 피해자는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압박을 동시에 겪을 수 있다.
재단은 전문기관에 연결한 뒤에도 최초 대응 후 24시간, 72시간, 7일, 30일 시점에 안전과 심리 상태를 확인하도록 사후관리 절차를 마련했다. 일회성 상담이나 의뢰로 지원을 끝내지 않고 위기 상황이 지속되는지 살피겠다는 취지다.
다만 위험 사례 23건 중 전문기관 연계는 3건이다. 나머지 20건이 어떤 기준으로 분류·관리됐는지, 자체 상담만으로 위험이 해소됐는지, 추가 연계가 필요한 사례는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전문기관 연계 건수가 적다는 사실만으로 지원 부실을 단정할 수는 없다. 위험 수준과 피해자의 동의, 자체 관리 결과 등을 함께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위험군별 대응 기준과 후속 조치 결과가 공개돼야 위기 대응체계의 실효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 상담기관의 지역 경계를 넘어…접근성 개선도 과제
피해자가 어느 지역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상담과 구제 시점이 달라지는 문제도 개선 대상으로 꼽힌다.
불법사금융 피해는 발생 직후 대응이 중요하지만 거주지와 상담기관 사이의 거리, 이용 가능한 기관의 부족 등으로 초기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 재단은 이러한 공백을 줄이기 위해 행정구역을 넘어 긴급한 타지역 피해자까지 상담 대상으로 포괄하고 있다.
초기 상담에서는 불법 고금리 대출의 법적 효력과 불법추심 대응 방법, 신고 절차 등을 안내한다. 피해자가 법적 권리를 제대로 알지 못해 부당한 상환 요구에 응하거나 추가 대출을 받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다.
앞으로 상담 범위 확대가 실제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졌는지는 별도의 지표로 확인해야 한다. 타지역 피해자 상담 건수와 최초 상담까지 걸린 시간, 지역별 지원 실적 등이 공개돼야 정책 변화의 효과를 파악할 수 있다.
■ 채무 종결 이후가 진짜 회복의 출발점
사후관리 수요도 적지 않다. 재단이 집계한 피해지원 이용자 만족도는 94.8점이며, 담당자의 신속성과 대응성을 평가한 항목에서는 긍정 응답률이 100%였다. 특히 채무관계가 종결된 뒤에도 사후상담을 신청한 비율은 65.8%에 달했다.
사후상담 신청률은 채무 종결이 피해자의 모든 어려움을 해소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경제적 문제가 정리된 뒤에도 생활비 부족이나 심리적 불안이 지속되면 다시 불법 대출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향후 지원정책은 채무 종결 건수와 예방 금액을 집계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채무 종결 이후 재피해 발생 여부, 복지서비스 연계 실적, 정신건강 지원의 지속성, 장기적인 생활 안정 여부까지 살펴야 한다.
경기복지재단은 상담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피해 유형을 파악하고 금융·법률·수사·복지·정신건강 분야 기관과 공동 대응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용빈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는 "불법사금융이 생계와 일상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복합적인 사회문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경제적 구제와 심리적 위기 대응을 함께 강화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기=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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