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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법부 판단 전 ‘정치적 단죄’ 피해는 11만 시민의 몫

장병일 기자

장병일 기자

  • 승인 2026-01-1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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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일 기자(논산)
백성현 논산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자, 논산 정가는 때아닌 한겨울 폭풍 속에 놓였다.

검찰의 기소장이 접수되기 무섭게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도의원들은 ‘행정 신뢰 추락’과 ‘관권 선거’를 운운하며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다. 특히 실무 공무원들에 대한 기소유예와 변호사비 지원을 두고 ‘혈세 대납’이라며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공직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그들의 명분은 일견 타당해 보이나, 그 행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지역 정가에서는 당장 10여 년 전의 ‘데자뷔’를 떠올린다. 황명선 전 시장 시절, 숱하게 제기됐던 선거법 위반 논란과 공직 윤리 문제 앞에서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어떤 목소리를 냈던가. 그때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했던 이들이, 이제는 상대의 허물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이 ‘이중잣대’이자 ‘선택적 정의’라고 꼬집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방의 본질이 시정의 정상화보다는 차기 지방선거를 향한 ‘고지전’에 있다고 분석한다.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무죄 추정의 원칙’은 정쟁의 불길 속에서 이미 재가 되어버렸다.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유죄 프레임’을 씌워 시장의 도덕성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히겠다는 정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최근 KDI 주력 사업장의 영주 결정 등 지역 내 굵직한 현안에서 불거진 민심 이반을 방어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 카드’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이들의 모습은 지역 발전을 위한 고민보다는, 오로지 정당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정치적 퍼포먼스’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현재 논산시는 1,400여 공직자가 이끄는 거대한 조직이다. 시장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될수록 행정의 동력은 떨어지고, 공직 사회는 몸을 사리게 된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11만 시민의 삶으로 전이된다. 여기에다 여당의 거센 공세는 시정 안정을 위한 대안이나 위축된 공무원들을 향한 격려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오직 ‘심판’과 ‘단죄’의 언어만이 난무할 뿐이다.

사법부의 판단은 법정의 영역이다. 정치권이 법의 심판이 내려지기도 전에 장외에서 ‘정치적 교수대’를 세우는 것은 결국 지역 사회를 갈라치기 하는 자충수가 될 것이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정치적 단죄’에만 몰두하는 행태는 결국 지역 사회의 분열을 초래할 뿐이다. 행정이 특정 정당의 선거 전략을 위한 소품으로 전락할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11만 논산 시민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정치권은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 논산에 필요한 것은 시장을 향한 무분별한 돌팔매질이 아니다. 흔들리는 시정을 바로잡고, 꺼져가는 지역 경제의 불씨를 살릴 초당적 협력이다. 정치가 시민의 삶을 보살피는 도구가 아니라, 선거 승리를 위한 소품으로 전락할 때 그 피해는 결국 누구에게 돌아가겠는가. 논산 정가는 이제 정쟁의 안경을 벗고 시민의 눈으로 현장을 바라봐야 한다.


논산=장병일 기자 jang39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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