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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정명근 화성특례시장 '2026 정조효문화제'에서 백성의 억울함을 왕에게 직접 호소한 퍼포먼스 선보여 (사진=화성시 제공) |
화성특례시가 3일부터 4일까지 정조효공원과 융릉 일원에서 개최한 '2026 정조효문화제·정조대왕능행차'는 이 같은 변화가 두드러진 행사였다.
이번 축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개별 프로그램의 규모보다 정조라는 역사적 자산을 현재의 화성이라는 도시 이미지와 어떻게 연결했느냐에 있다.
■ 과거를 보여주는 방식부터 바꿨다
축제의 출발점은 정조의 효심이다. 첫날 진행된 '현륭원 천원'은 사도세자의 묘를 현륭원으로 옮긴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하지만 올해 행사는 당시 상황을 단순히 재현하는 방식에서 벗어났다.
축제장에 400여 명의 시민이 행렬에 참여했고, 나비 드론과 복사꽃 헌화 퍼포먼스가 더해졌다. 이어 창작 뮤지컬 '왕의 길'과 1,000대 규모의 드론 라이트쇼가 펼쳐졌다.
역사적 사건을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고 관람객이 공연과 빛, 퍼포먼스를 통해 이야기를 경험하도록 구성한 것이다.
효행상 시상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정조 시대의 효를 박제된 역사적 가치로 남겨두는 대신 현재 지역사회에서 실천되는 효의 의미로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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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정조대왕능행차' 정명근 시장(가운데)이 전통 복장하고 행렬한 장면 (사진=화성시 제공) |
둘째 날 정조대왕능행차에서는 또 다른 변화가 나타났다.
동탄과 황계동을 거쳐 정조효공원까지 이어진 행렬에는 약 800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어린이와 외국인을 포함한 시민들이 행렬의 일부가 되면서 왕실 행차가 관람형 행사가 아닌 참여형 거리축제로 바뀌었다.
특히 선두에 처음 등장한 로봇행렬은 올해 행사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조선 시대 왕실 행차와 미래기술이라는 서로 다른 시대의 이미지를 한 공간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볼거리 추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화성이 정조와 융릉이라는 역사자산만 가진 도시가 아니라 첨단산업과 미래기술을 함께 지향하는 도시라는 점을 축제의 언어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시민이 '관객'에서 '축제의 주체'로
올해 행사에서 또 하나 주목할 변화는 시민의 역할이다.
400여 명이 참여한 현륭원 천원과 800여 명이 참여한 능행차를 비롯해 어린이, 외국인, 지역 시민들이 행렬과 퍼포먼스에 직접 참여했다.
역사문화축제의 성패가 단순히 얼마나 많은 사람이 행사장을 찾았는가에만 달려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 주민이 역사적 이야기를 직접 표현하고 방문객과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구조가 형성되면 축제는 일회성 관람행사보다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공유하는 장으로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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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정조대왕능행차' 로봇 행렬 선두로 시민 행렬단 행진 장면 (사진=화성시 제공) |
다만 축제의 외형적 확장이 곧바로 지역 관광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조효문화제가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축제장에서 끝나는 방문객의 동선을 지역 전체로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융릉과 정조효공원 등 역사자원을 연계한 관광코스를 만들고,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주변 관광시설·음식점·상권·숙박시설과 연결한다면 축제 방문을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할 여지가 있다.
특히 드론과 로봇처럼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콘텐츠를 역사자원과 결합한다면 가족 단위 관광객은 물론 청년층까지 정조 콘텐츠의 소비층으로 넓힐 수 있다.
결국 앞으로의 과제는 '얼마나 크게 개최했느냐'보다 '축제를 통해 화성에 무엇이 남느냐'에 있다.
정조효문화제가 정조의 효심을 기억하는 연례행사를 넘어 역사·관광·첨단기술·지역경제를 연결하는 도시 브랜드로 자리 잡는다면 화성만의 차별화된 역사문화 콘텐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정명근 시장은 "정조효문화제와 정조대왕능행차를 정조의 효심과 애민정신을 오늘날의 가치로 계승하는 축제로 발전시키겠다며 역사 문화도시와 미래첨단도시라는 화성의 정체성을 함께 보여주는 축제로 만들어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올해 정조효문화제가 보여준 변화는 명확하다. 정조의 시대를 그대로 복원하는 데서 벗어나 정조의 정신을 오늘의 화성에서 다시 해석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이 변화가 관광객 증가와 지역 상권 활성화, 체류형 관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가 정조효문화제의 다음 성장을 가늠할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화성=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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