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교육
  • 교육/시험

[사제동행으로 쌓는 신뢰]교실 밖 '체험'으로 치유와 성장 돕는다…다시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

경험으로 키우는 자신감…대전교육청, 학업중단 예방 위한 맞춤형 대안교육 강화

박수영 기자

박수영 기자

  • 승인 2026-10-11 15:20

신문게재 2026-10-12 8면

대전교육청은 학업 중단 위기 학생들의 정서적 회복과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교사와 학생이 함께 소통하는 '미래누리 사제동행' 체험활동과 맞춤형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실 밖 활동을 통해 형성된 사제 간의 깊은 신뢰는 학생에게는 학교생활을 지속할 동기를 부여하고 교사에게는 학생의 숨겨진 잠재력을 발견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교육청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연계한 대안교육 지원 체계를 강화하여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고 학교 안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방침입니다.

20260526_131806
대전교육청 제공
"더 넓은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여유가 생겼어요."

지난 5월 강원도 원주 일대에서 열린 '미래누리 사제동행' 체험활동에 참여한 한 학생의 소감이다. 교실 밖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한 2박 3일은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학습 지도만이 아니다. 마음을 이해해 주는 사람과의 관계,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믿음,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경험이 학교생활을 이어가는 힘이 될 수 있다. 학업중단 위기 학생들의 회복과 성장을 돕는 대전교육청의 사제동행 멘토링과 대안교육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미술관에서 펼쳐진 여섯 명의 연결 포즈
사제동행 프로그램 학생들 (사진=대전교육청 제공)
▲교실 밖에서 만난 선생님, 달라진 관계

대전교육청이 2024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미래누리 사제동행' 체험활동은 학업중단예방 사제동행 멘토링의 하나다. 교육청이 주최하고 지역 내 대안교육 민간위탁기관과 학교 내 대안교실의 교사·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공교육 기반의 대안교육 실천 모델이다.



올해는 '다가가기-함께하기-나아가기'를 주제로 2박 3일간 자연·문화·예술·공동체 활동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평소 생활하던 학교를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교사, 또래와 시간을 보내며 소통하고 협력하는 경험을 쌓았다.

체험활동의 의미는 단순히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함께 이동하고 공동의 활동에 참여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기회를 얻는다. 평소 교실에서는 나누기 어려웠던 이야기를 꺼내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으며 관계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참여 학생들은 소감 나눔 시간에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생각과 감정을 나누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게 됐다는 취지의 소감을 전했다. 한 학생은 선생님과 교실 밖에서 함께 지내며 이전보다 가까워졌고 배움의 즐거움도 새롭게 느꼈다고 돌아봤다.



교사들에게도 학생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한 지도교사는 평소 교실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학생들의 따뜻한 면모와 잠재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수업과 생활지도 과정에서는 쉽게 드러나지 않던 장점이 새로운 환경에서 나타나고, 공동체 활동 속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거나 스스로 역할을 찾아가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와 학생 사이에 쌓인 신뢰는 활동이 끝난 뒤에도 의미를 갖는다.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도움을 줄 사람이 있다는 믿음은 학생이 다시 일상을 이어가는 힘이 될 수 있다. 교사에게도 학생의 행동만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감정과 상황을 살펴보는 계기가 된다.

1779849540956-2
사제동행 체험활동 모습 (사진=대전교육청 제공)
▲학업중단 예방, 학생마다 다른 어려움 살펴야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또래 관계의 어려움이나 정서적 불안, 학습에 대한 부담, 학교생활에서 겪은 부정적인 경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학업중단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기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학생의 상황과 필요에 맞는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전교육청은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따뜻한 동행'을 비전으로 학업중단 위기 학생을 위한 맞춤형 지원과 공교육 내 대안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정서·관계·학습을 함께 고려한 지원을 통해 학생들의 학교 적응력을 높이고 학업중단을 예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운영하는 '사제동행 꿈키움 멘토링'과 '학교 내 대안교실'은 이러한 예방 체계를 뒷받침하는 주요 프로그램이다. 사제동행 꿈키움 멘토링은 교사가 학생의 멘토가 돼 상담과 인성교육, 자연·문화·예체능·직업·여행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사는 학생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심리·정서적 회복을 돕고, 학교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며 해결 방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학생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른으로 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학교 내 대안교실은 학교 여건과 학생의 필요에 따라 전일제 또는 부분제로 운영된다. 기존 교육과정에 적응하기 어려운 학생에게 관계 형성과 정서 안정, 학습 지원 등을 제공해 학교생활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학습 동기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학생의 상황에 맞는 유연한 교육 기회를 마련해 학교 안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두 프로그램은 학생이 학교를 떠난 뒤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단계부터 필요한 도움을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학생의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지원을 연결해 학교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따뜻한 동행

학생의 학교 적응을 돕는 일은 학교만의 노력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학생이 겪는 어려움은 가정과 또래 관계, 지역사회 환경 등 다양한 요인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발견한 위기 신호가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지려면 교육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 간 협력도 필요하다.

대전교육청은 학교 현장의 예방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와 연계한 지원 체계를 구축해 학생들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교 안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지역의 관련 기관과 연계하고, 학생이 배움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이다.

이 같은 지역 연계는 학생을 둘러싼 환경을 종합적으로 살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학교에서의 변화가 가정과 지역사회의 지지로 이어지고,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통로가 많아질수록 학생의 회복을 뒷받침하는 기반도 넓어질 수 있다.

대안교육의 목표는 단순히 정규 교육과정의 빈틈을 메우는 데 있지 않다. 학생이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데 있다.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은 앞으로의 성장에도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물론 한 번의 체험활동이나 멘토링만으로 모든 어려움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활동 이후에도 학생의 학교생활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필요에 따라 상담과 학습 지원 등을 이어가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교실 밖에서 형성된 유대감이 학교 안의 일상으로 이어질 때 체험활동은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인 교육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학생마다 배우고 성장하는 속도는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경험이 다른 학생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고, 짧은 대화 한 번이 학교생활을 이어가는 힘이 되기도 한다. 학생의 작은 변화를 알아차리고 가능성을 발견하며, 다시 일어설 때까지 곁을 지켜주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다.

교실 밖 자연과 사람 속에서 경험한 치유와 성장이 다시 교실 안의 일상으로 이어질 때, 학생은 학교를 단순히 머물러야 하는 공간이 아닌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교사와 친구의 손을 잡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경험이 쌓이면 학교생활을 이어갈 힘도 커진다.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따뜻한 동행'은 거창한 구호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작은 가능성을 발견하며,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구체적인 실천에서 출발한다. 교실 밖에서 시작된 따뜻한 동행이 아이들이 학교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저마다의 가능성을 꽃피우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마다 겪는 어려움과 성장하는 속도는 다르지만, 어떤 아이도 혼자 어려움을 감당하거나 배움에서 소외돼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도 학생 한 명 한 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학교 안에서 다시 꿈을 꾸며 성장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